[파이낸셜뉴스] 지구촌은 인간의 유전자 정보를 총망라한 인간 게놈지도를 연구할 때만 해도 희망에 젖어 있었다. 지도만 완성하면 암이나 치매, 파킨슨 등 불치병들을 모두 치료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인류는 13년간의 노력 끝에 방대한 게놈지도를 2003년에 완성했다. 그러나 희망은 너무도 쉽게 조각났다. 암 환자, 파킨슨병 환자를 완치하는 건 고사하고 이들 환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암 전문가이자 저명한 의사인 저자는 질병은 자연의 모습과 닮았다고 말한다. 가령 암은 대단히 '교활하게' 진화한다. 항암제를 써도 초기에 사라진 듯 보이지만 어느 사이에 생존 경로를 모색해 생환한다.
저자는 "암을 관찰하는 것은 초고속으로 진화하는 대자연의 모습을 염탐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병의 진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과학에 절망하며 저자는 자연으로 눈을 돌린다. 그곳에는 난치병에 걸리지 않는 동물들이 있다. 코끼리는 큰 몸집에도 불구하고 암에 걸리지 않고, 기린은 고혈압에 시달리지만 절대 심혈관 질환을 겪지 않는다. 여왕개미는 유전적으로 비슷한 동료 개미들보다 80배나 오래 산다.
저자는 암, 심장질환, 치매 등에 걸리지 않고 평생을 살아가는 동물들을 살펴보면서 동물들의 삶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지를 탐색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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