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시장이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주)'에 반응했다. 그동안 눌려있던 가격이 전고점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21일 글로벌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전주 대비 8.31% 상승한 9422만7530원이다. 이날 오전에는 95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2위인 가상자산 이더리움도 전주 대비 8.91% 상승한 373만5936원을 기록했다.
주요 코인들의 강세로 시장 전체가 지난주에 강세를 보였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가상자산시장지수 UBMI는 일주일 동안 10.03% 상승하며 1만3869.75에 한 주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은 0.07%, 코스피는 1.1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코인시장의 강세는 눈에 띈다.
강보합세를 보이던 코인시장이 뛰기 시작한 건 지난 주말 '트럼프 우세' 전망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 서비스 폴리마켓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트럼프의 당선 확률은 60.9%, 해리스의 당선 확률은 39.1%로 나타났다.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기업 쟁글은 "10월 셋째 주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의 당선 예측 우세와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으로 인해 상승세를 보였다"라며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비트코인 투자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지난 17일 발표된 9월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국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된 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코인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긍정론이 힘을 받고 있다. 코인 파생상품거래소 바이비트의 기관 책임자 크리스 아룰리아는 "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강세 추세가 재개될 것이라는 베팅에 더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서 "두 후보 모두 암호화폐에 대해 긍정적인 성명을 발표했으며 규제의 명확성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난센의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스바네빅도 "2025년은 역사상 가장 큰 강세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의 대선 승리 확률이 60%를 넘어서면서 예측시장 조작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가상자산 기반 예측마켓 칼시(Kalshi)의 설립자 타렉 만수르는 "탈중앙 예측시장 플랫폼에 제기되고 있는 조작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국 전용 플랫폼인 칼시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베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번 강세장이 근본적인 상승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가 저스틴 베넷은 "비트코인이 현재 6만8000달러를 넘어서며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량이 약한 가운데 투기적 거래가 주도하고 있다"라며 "특히 미결제 약정이 증가하면서 시장의 레버리지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급격한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쟁글 리서치팀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원유 공급망 이슈로 인한 물가 상승 가능성도 남아 있어 상승세를 즐기되 글로벌 이슈와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를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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