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사업구조 재편을 재추진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밥캣을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해 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주주들의 반발을 샀던 합병 비율도 1대 0.043으로 상향하며 '주주환원'에 방점을 찍었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3사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오전 이사회에서 의결된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 분할 안건과 합병 비율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 분할과 로보틱스와의 합병 비율, 사업 재편 취지, 시너지 효과 등을 소개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소통 부족으로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을 드린다"라면서도 "사업구조 재편 목적은 자산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투자여력을 높이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있는 만큼 이를 통해 가치를 빠르게 성장시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재편을 추진하며 에너빌리티에서 밥캣을 떼어낸 뒤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로보틱스와 합병을 추진했으나, 밥캣이 저평가됐다는 주주들의 반발로 지난 8월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를 반영해 이번 사업 재편은 '주주환원'에 방점을 찍었다. 로보틱스와 밥캣을 보유한 에너빌리티 신설 법인의 합병 비율을 기존 1대 0.031에서 1대 0.043으로 상향 조정했다.
쉽게 말해, 에너빌리티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에너빌리티 주식 88.5주와 로보틱스 4.33주를 받는다. 보유하는 주식 가치를 7월 11일(이사회)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기존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는 셈이다.
박상현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비율을 변경했다"고 강조했다.
두산그룹은 미래 먹거리 대응을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재편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사업 재편을 통해 에너빌리티는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해 대형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로보틱스는 밥캣과 시너지를 통해 전문 서비스 시장 선점을, 밥캣은 무인·자동화 시장 선점을 노린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밥캣과의 사업 재편은 단기적으로 2026년 1000억원, 2030년 5000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사업 재편안 승인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 사장은 "금융감독원원에 최종 의사결정권이 있지만, 실무자들이 금융당국과 지속 소통하며 요구 사항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그룹은 금융당국과 주주 반발에 부딪쳐 철회했던 포괄적 주식 교환에 대해 "주주 및 시장의 의견과 시너지를 알아본 뒤 최소 1년 뒤 재추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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