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몇년 후 제가 중심이 돼 진행하는 '미스터쇼핑'같은 프로그램을 하고 싶습니다."
22일 박상우 신세계라이브쇼핑 쇼핑호스트(사진)는 "남성이 주인공인 홈쇼핑이자, 트롯 가수 출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상우 쇼핑호스트는 지난 2022년 말 방영됐던 '미스터트롯2'에 출연해 직장인부로 본선 팀 미션까지 진출했던 경력이 있다. 당시에도 '노래하는 쇼핑호스트'로 불렸던 그는 2019년 홈쇼핑 업계에 발을 들여 벌써 6년차를 맞았다.
트롯 가수에서 쇼핑호스트로 직업을 바꾸기 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08년 데뷔 후 시트콤,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소위 말하는 '대박 터진' 작품이 없어 무명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SNL과 히든싱어 등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커리어를 쌓기 시작할 무렵에는 입대를 하면서 그나마 쌓았던 인지도마저 사라졌다. 제대 후에는 "더이상 가수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기억했다.
박상우 쇼핑호스트는 "군 제대 후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2~3년 발성 훈련을 받아가면서 대학로 소극장 공연부터 시작했다"며 "나중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캐럴' 등 대형 뮤지컬의 주조연급으로까지 성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뮤지컬 제작사 2개가 동시에 파산하면서 출연료를 받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회의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바닥까지 떨어져 좌절을 겪던 시기, 지금의 아내인 당시 여자친구가 그의 재능을 알아봤다. 아르바이트로 다양한 행사 프로모션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을 보고 쇼핑호스트를 떠올렸다는 것. 그 길로 쇼핑호스트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준비를 시작한 그는 몇 달만에 롯데홈쇼핑 쇼핑호스트 공채에 합격했다.
그는 연예인의 삶을 접고 직장인이 된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안정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직장인이 된 덕분에 지금 5개월 된 아이를 키우면서 퇴근 후엔 육아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롯데홈쇼핑에서 신세계라이브쇼핑으로 옮기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더 나아졌다. 그는 "생방송이 아니라 녹화 방송이다 보니 직장인과 같이 출근해서 녹화 2~3개 정도를 하고 퇴근하는 식"이라면서 "연예계에 있을 땐 불안정한 일정 등으로 생체 리듬이 다 깨졌는데 이젠 빨간 날(휴일)에 쉴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과 패션 의류를 함께 판매할 수 있는 것"을 자신의 강점이라고 했다. 보통 쇼핑호스트는 식품에 특화되거나 의류를 전문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박씨의 경우 큰 키와 모델 부럽지 않은 체격으로 남성용 수트 제품도 판매하지만, 먹는 걸 워낙 좋아하고 잘 먹는 덕에 식품 방송에도 섭외됐다. 비주얼과 고급스러운 제품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식품 중에서도 신세계라이브쇼핑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조선호텔 김치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
박씨는 "미스터트롯3도 제작된다고 하니 가수로서의 도전을 하겠지만 쇼핑호스트란 직업을 놓고 싶지 않다"면서 "나중에선 상품을 팔면서 내 노래도 하고, 공연도 할 수 있는 '미스터쇼핑' 같은 방송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가수에서 배우로, 쇼핑호스트로 끊임없이 도전해 꿈을 일군 그의 이력답게 미스터쇼핑을 실현할 날도 머지 않아 보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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