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경기 동두천시 소재 성병관리소, 일명 '몽키하우스'의 문화유산 임시지정 계획 철회와 함께 철거를 촉구하고 나선 '성병관리소 철거 추진 시민공동대책위원회(위원회)'가 본격 행동에 나섰다.
22일 위원회측이 주최한 성병관리소의 즉각적인 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는 동두천 소요산 주차장에서 약 500여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성병관리소 철거 추진 시민공동대책위원회와 동두천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성병관리소 철거가 과거 기지촌 이미지 개선과 시민들의 자부심 회복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외부 시민단체의 역사 왜곡과 거짓 발언에 대한 강하게 반발했다.
김용일 공동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성병관리소는 동두천시민에게 오랜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으며, 더 이상 우리 지역 사회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라면서 "외부 단체들이 동두천의 역사와 사회적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왜곡된 사실로 보존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기억되고 보존해야 할 것은 시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대다수 시민이 반대하는 사안을 외부 단체가 강행하려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성병관리소 철거 추진 시민공동대책위원회'(시민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발족을 공식화했다.
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성병관리소 철거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성병관리소가 동두천의 불명예스러운 과거를 상징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미래 세대에 물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한옥 공동위원장은 "더 이상 동두천 시민들이 과거의 상처에 얽매여 살아갈 수 없다"며, "성병관리소 철거는 단순히 건물을 철거하는 것에서 벗어나 동두천이 자랑스러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동두천시에 성병관리소의 즉각적인 철거를 요구하는 한편, 정부와 경기도에 성병관리소의 문화유산 지정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성병관리소 철거 저지 공동대책위원회에 대해서는 동두천 시민들이 원하지 않는 철거 방해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의 성병 관리를 위해 운영됐던 시설이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를 "여성인권 침해 역사의 산물"이라며 보존을 촉구하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동두천시에 따르면 1973년 설립돼 1996년까지 운영된 성병관리소는 '낙검자 수용소' 또는 '몽키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당시 정부는 기지촌 내 성매매를 사실상 허용하고 성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여성들을 이곳에 수용해 관리했다.
'몽키하우스'라는 이름은 철창 안에 갇힌 여성들의 모습이 원숭이 같다는 데서 유래됐다. 이곳에서는 여성들이 강제적으로 감금되고, 제대로 된 진단이나 치료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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