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영부인 망신주기 관망한 한동훈, 이재명과 회담은 수락

김학재 기자,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2 16:27

수정 2024.10.22 16:32

윤 대통령과 면담 전 한동훈 행보 관련
헌정사상 첫 동행명령장 발부에
한 대표 언급 없어..집권여당이 정작 관망세
尹과 면담 직전 이재명 제안 수락
여권 내부 "한 대표, 아군과 적군 구별 안 하나"
尹, 한 대표에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야당 주도로 김건희 여사 국정감사 동행명령장이 발부되면서 야당이 영부인 망신주기에 집중할 때, 정작 집권여당 대표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관망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히려 헌정 사상 첫 영부인에 대한 동행명령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여야 당대표 회담에 한 대표는 즉각 응하면서, '피아 식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김 여사를 겨냥한 인적쇄신과 의혹 규명 요구로 차별화에 집중했던 자신의 전략이 희석될 수 있어 의도적으로 회피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앞두고 한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까지 수락하는 모양새를 놓고도 여러 비판이 나오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여당이 주도해 발부한 김 여사 국감 동행명령장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선 김 여사와 관련해 인적 쇄신과 의혹규명, 대외활동 중단을 촉구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국감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동행명령 집행을 위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까지 찾아갔지만 끝내 명령장을 전달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당일에 반응을 하지 않던 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 부인을 망신주고, 국감을 진흙탕에 몰아넣기 위한 구태 정치쇼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부인에게 동행명령을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은 의회 일당 독재의 민낯을 또다시 보여주는 행태"라면서 "오직 중대범죄 혐의로 1심 판결을 눈앞에 둔 당대표 방탄을 위해 검사 탄핵, 사법부 겁박도 모자라 특검, 동행명령까지 남발하는 민주당의 저열하고 폭력적인 정치 행태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이같은 강력 비판과 달리, 한 대표는 동행명령에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고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의 논평도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전날 한 대표와 가진 면담에서 언급한 여당의 지원 당부도 이같은 상황을 개선할 것을 에둘러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선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느냐"면서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 (야당이) 말이 안 되는 공격을 하면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같이 공격을 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같이 언급할 정도로 한 대표의 당정 관계, 대야 관계 설정 방향을 놓고 여권의 비판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대통령과 면담 몇 시간 전에 야당 대표가 제안하는 회동을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영부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에 대해 언급은 안하는게 이해가 안 된다"면서 "민주당은 한 대표를 통해 당정을 갈라서게 만들려는데 이런 상황에서 지금 여당이 같이 싸울 여당이 맞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대표가 누가 적군이고 누가 아군인지 전혀 파악을 하지 않는 듯 하다"면서 "국회 상황에 따라 이재명 대표의 회담 제안을 받았을 수 있지만 굳이 그 시점에 밝혔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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