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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파국은 피했지만, 김여사 이슈-인적쇄신 등 쟁점 이견차는 여전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2 17:04

수정 2024.10.22 17:1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간 지난 21일 면담으로 당정간 갈등 증폭은 일단 막았지만,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양측간 이견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향후 양측간 후속 논의여부에 따라 거대 야당에 맞서 단일 대오를 유지하느냐, 아니면 갈등 요인이 내재된 채 불안한 동거를 이어가느냐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전날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요구한 인적쇄신과 의혹규명 등에 대해 조목조목 답변한 가운데 인적쇄신 요청에 대해선 "보다 구체화해서 전달하라"고 말해 다시 한 대표에게 공을 넘겼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면서 당정이 하나가 돼 거대야당에 맞설 것을 촉구, 한 대표도 직접적으로 거부 의사는 표하지 않았다.

알려진 것과 달리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요구사항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당정 관계에서 한 대표를 비롯한 일부 친한계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간 전날 이뤄진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韓 요구에 尹 "구체적으로 달라"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요구한 인적쇄신에 대해 "누가 어떤 잘못을 했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을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해줘야 조치해줄 수 있지않겠냐"면서 "소상히 적어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 알려주면 잘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나를 잘 알지 않느냐"면서 "나는 문제 있는 사람이면 정리했던 사람이다.
인적쇄신은 내가 해야되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규명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막연히 이야기하지말고 구체화해서 가져와달라"면서 "일부 의혹은 검찰 조사가 진행중이고 의혹을 수사하려면 객관적 단서가 있어야지 단순 의혹제기만으로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장모가 구속됐던 것도 언급, "문제가 있으면 수사받고 조치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한 대표도) 나와 오래 같이 일해봤지만 나와 내 가족이 무슨 문제 있으면 편하게 빠져나오려고 한 적 있느냐"고 말했다.

김 여사 대외활동 자제 요청을 놓고도 윤 대통령은 "김 여사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꼭 필요한 공식 의전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앞으로 보면 알게될 것"이라면서 "전직 영부인 관례에 근거해 활동도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 하니 더 자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윤 대통령은 민감한 현안에 대한 한 대표의 요청에 즉각적인 거부 의사를 밝히기 보다 상세한 설명과 구체적인 근거 요구로 전환시켰다.

■尹 "여당이 같이 싸워달라"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계속 부각되는 당정 갈등을 의식한 듯 한 대표에게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말이 안 되는 공격을 하면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같이 공격을 해주면 좋겠다"면서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느냐. 정치 공세에는 정치로 좀 대응을 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촉구했다.

당정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당정이 하나가 되고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 당을 성공시키는 것"이라면서 "오늘의 위기는 정치적 위기다. 이 정치 상황이 위기다.
정무수석에게 과감하게 이야기할 것 있으면 하고 당정 소통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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