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시총 기준 2배이상 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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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매출·시가총액의 상장폐지 금액 기준이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당국이 재무적 상폐 요건 강화로 한계기업인 좀비 상장사들을 신속히 퇴출시켜 투자자 보호는 물론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22일 국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마련한 '상장폐지 절차 효율화 방안(가칭)'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해외사례는 물론 상장기업 분포 등을 검토해 시총과 매출 등 상장폐지 요건을 적정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동시에 미국처럼 이전상장을 활용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폐지 절차 단축은 물론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현재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기준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는 시총 50억원이 30일간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에도 90일 넘게 시총 50억원에 도달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한다. 코스피 상장을 위한 시총 요건이 최소 2000억원인 것과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코스닥시장 퇴출 요건은 현재 시총 4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시총 기준 코스피 100억원, 코스닥 80억원 등 최소 2배 이상으로 기준을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연 매출 기준 상폐 요건도 각각 50억원, 30억원 수준이다. 이 역시 두 배 이상 상향이 유력시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실적악화 등으로 상장폐지된 기업은 총 44개사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44개사 중 37개사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가장납입성 유상증자 등 불공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다.
최대 20개월 가량 소요되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등 감사의견 미달 심사기간도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또한 감사의견 미달이 나오면 더 이상의 개선기회를 주지 않고 조기에 상장폐지하는 방안도 논의키로 했다. 다만 상장폐지는 해당 기업뿐아니라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커 이전상장 활용 등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도 테이블에 함께 올려놨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장폐지 절차나 요건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정지 대상이 되는 상장사는 현재 100개사가 넘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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