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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키옥시아홀딩스 상장 또 엎어졌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2 18:15

수정 2024.10.22 18:15

수요예측 결과 4년새 몸값 반토막
"서두를 이유 없다" "밀어붙이자"
대주주 충돌에 낸드 업황마저 발목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키옥시아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의 10월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이 사실상 무산됐다. 업황 악화로 당초 기대했던 시가총액을 한참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장을 잠정 연기한 것이다. 4년 전에도 상장을 추진하다가 불발된 키옥시아의 몸값은 반토막(달러 환산 기준)이 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2일 "키옥시아는 10월 중 상장을 목표하고 있었지만 상장 시총이 관계자의 기대를 크게 밑돌아 연기했다"며 "상장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대주주 간 의견도 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옥시아는 지난 8월 23일 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 10월 말까지 1조5000억~2조엔(약 13조7000억~18조2700억원) 규모의 시총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9월 하순부터 세계 반도체 시장 상황이 부정적인 흐름으로 전환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키옥시아의 한 간부는 "증권사를 통해서 실시한 수요 조사의 결과가 상장시 시총이 1조엔도 안 될 것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상장 시기에 대해선 대주주간 의견이 갈린다. 키옥시아는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총 56%를, 도시바가 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018년 이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최대한 많은 이익을 뽑아야 하는 베인은 일단 상장 연기를 하자는 쪽이고, 도시바는 가능한 빠른 상장을 주장하고 있다. 베인은 키옥시아로부터 매년 10억엔의 경영자문료를 받고 있어 굳이 상장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하지만 도시바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12월 일본산업파트너스(JIP) 컨소시엄이 도시바를 인수하면서 1조2000억엔 규모의 은행 융자가 발생했다. 도시바 관계자는 "키옥시아를 상장시켜 얻는 자금으로 은행 빚을 변제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키옥시아는 2020년에도 상장을 승인 받았으나 당시에도 미중갈등 격화로 증시가 폭락하면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키옥시아의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전망도 불투명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4분기 낸드 가격은 3~8% 감소해 5분기 만에 역성장할 전망이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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