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옆 사람 입냄새 심하면 "이 병 아닌가" 의심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3 11:50

수정 2024.10.23 11:50

구내염, 입병으로 오인해 초기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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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두경부암 중 혀에 생기는 암인 '설암' 발병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주로 40세 이후에 발생하고 60대 환자가 가장 많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2~30대에서도 발병률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백승국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설암은 주로 혀의 양측에 발생하며, 초기에는 하얗거나 붉은 반점으로 시작되고 점차 진행하면서 염증성 궤양으로 나타난다"라며 "초기 증상을 단순 입병이라고 착각하기 쉬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라고 23일 설명했다.

백 교수는 "증상이 심해지면 혀 신경 주변까지 종양이 침투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음식물을 삼키거나 씹는 동안 혀와 구강, 목 전체에 통증이 느껴지고 심한 구취, 혀에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설암의 발생 원인은 흡연과 음주, 불균형한 영양 섭취,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유전적 감수성 등으로 꼽힌다. 특히 흡연과 음주의 영향이 절대적인데,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이유도 남성의 흡연율과 음주율이 높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전이 속도가 빠른 설암은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조직검사 후 설암이 확인되면 CT, MRI, PET CT와 같은 영상검사를 시행해 설암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인하고 암 병기를 결정해야 한다.
보통 설암의 1차 치료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며, 경우에 따라 최초 치료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으나 치료 후 구강 내 침 분비가 줄어들어 입안 건조증, 충치, 음식섭취가 어려워지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설암을 제거한 부위에는 혀가 찌그러지지 않도록 팔이나 허벅지에서 뗀 살을 붙이는 재건술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혀가 한쪽으로 너무 당기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설암은 임파선 전이가 많아 목 상부에 있는 임파선까지 예방적으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백 교수는 “혀의 통증과 궤양 같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목에 없던 혹이 만져지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라며 “특히 흡연과 음주를 많이,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충치, 치주질환 예방 등 철저하게 구강위생을 유지하는 것도 설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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