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작가가 드라마와 영화를 동 시기에 오픈하게 된 것이 우려도 됐지만, 결과적으로 두 작품 모두 사랑받아 기쁘다고 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극본 박상영/연출 손태겸 허진호 홍지영 김세인)의 극본을 맡은 작가 박상영 인터뷰에서 작품을 공개한 소감을 전했다. 박 작가는 "이 작품이 대한민국 드라마 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을 담은 작품은 아니지 않나, 예상하셨겠지만 소재로 인해 캐스팅과 편성의 어려움도 많았다"라며 "이렇게 오픈하게 돼 설레고 기쁜 마음이 가장 크다"라고 말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지난 2019년 발간한 박 작가의 소설이다. 해당 작품은 각각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 올해 10월에 둘 다 공개됐다. 박 작가는 드라마 집필을 담당했으며, 영화에는 카메오로 잠시 등장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냈다. 동 시기에 드라마와 영화가 동시에 나온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박 작가는 "의도한 건 아니다, 처음에는 서로 안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가 된 것도 사실"이라며 "둘 다 무사히 오픈해 사랑받아 기쁘다, 나와 친구들은 10월을 '대도시의 달'이라 부르고 있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원작 작가가 바라보는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박 작가는 "영화는 재희와 흥수의 관계와 여성으로서 재희의 삶의 애환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면, 드라마는 주인공 고영이 화자로 등장해 남성 퀴어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데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또 영화는 상업적인 공식을 사용해 재미 요소들이 두드러지는 반면 드라마는 로맨스 드라마가 아닐까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영화에서는 소설 속에서 분량이 부족했던 재희와 흥수의 대학 생활을 잘 담아냈는데 그 부분이 영화의 성취가 아닐까 한다"라고 덧붙였다.
소설 속 동성애자 주인공 고영은 드라마에선 이름을 그대로 차용한 고영(남윤수 분), 영화에서는 흥수(노상현 분)로 등장한다. 두 배우는 각 캐릭터를 다르게 표현했다. 박 작가는 이를 어떻게 봤을까. 그는 "흥수는 정체성을 숨기려 하는 폐쇄적인 캐릭터라 노상현의 마초 같은 접근법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반면 고영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거리낌이 없는 캐릭터"라며 "두 사람의 연기가 다 옳았다고 본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박 작가는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 드라마 작가로 데뷔했다. 부담감은 없었을까. 그는 "부담은 없었다, '망쳐도 내가 망친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어 "지난 2016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는데, 동 시기에 웹드라마 공모전에 당선됐다"라며 "습작을 할 때부터 소설과 극본을 같이 써서 극본 형태에도 익숙하다, 그래서 소설을 영상으로 만들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은 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소설가와 드라마 작가의 삶을 병행할 예정"이라며 "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두 번째 작품을 집필 중"이라고 전했다.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4명의 감독이 2회씩 연출을 맡았다. 작가로서 다수의 감독과 소통하는 것의 어려움은 없었을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박 작가는 "어떤 감독님과는 소통이 거의 없었고 소통을 활발히 한 분도 있다, 그만큼 어떤 회차는 많이 각색됐고 내 대본이 100% 반영된 회차도 있다"라며 "저는 감독님들에게 많이 맡겨놓으려고 했다, 작업 경험이 많으시니 소재가 익숙하지 않아도 인간의 감정에 대해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창작 과정이 즐거웠다고 부연했다.
한편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가 고영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를 그린다.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후보이자 동명의 베스트셀러 원작자인 박상영 작가가 극본을 맡아, 연작 소설집 안에 담긴 네 편을 모두 드라마화했다. 에피소드별로 연출을 달리하는 할리우드 시스템을 차용해 손태겸, 허진호, 홍지영, 김세인 감독이 각자의 연출 스타일로 2부작씩, 총 8편의 시리즈를 완성했다. 21일 티빙에 공개, 전편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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