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학교 현장에 보급된 디지털기기를 유지·보수하는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전문인력 1명이 3만9000개에 달하는 기기를 관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인력 부족 문제로 일선 교사가 디지털기기 관리 업무까지 떠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국회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교에 보급된 디지털기기는 397만 7705대에 달한다.
하지만 해당 기기들을 관리할 전문 인력은 고작 823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콜센터 평균 인력 67명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관리를 책임지는 인력은 756명에 그친다. 전문 인력 1인당 평균 5262대의 기기를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심지어 대전시교육청의 경우 유지보수 전문 인력이 단 4명에 불과해 1인당 3만8893대를 관리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져 있다. 충남은 1인당 2만2793대를 관리해야 하며, 전북도 1인당 2만2598대를 관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유지보수 전문 인력은 각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해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지원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부 학교는 시도교육청의 지원만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외부 업체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 학교는 유지보수 예산이 별도로 편성되지 않아 시도교육청의 전문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디지털기기 유지보수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학교 현장의 컴퓨터·정보 교사들이 본래의 교육 외 업무로 고장 난 기기 수리까지 떠맡는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 문제는 이 교사들 역시 별다른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수리 업무를 배워가며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영호 의원은 "현재도 일선 학교에 디지털기기를 관리할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년 3월에 AI디지털교과서가 전면 도입된다면 선생님들의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가 심히 우려가 된다"며 "정부의 막무가내식 AI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해 여러 가지 교육 주체들의 우려가 있는 만큼,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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