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MBK 모두 금감원에 진정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국면이 마무리됐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종료됐음에도 양측 모두 과반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 어느 한쪽의 판정승은 없었다. 고려아연과 MBK·영풍 연합은 장내매수를 검토하고, 주주총회 표 대결을 준비하는 등 치열한 수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23일 재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청약이 이날 오후 3시 30분에 마무리됐다. 공개매수 가격은 89만원이며, 매수 목표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20% (고려아연 17.5%, 베인캐피탈 2.5%)였다.
공개매수 결과는 이날 정규장 마감 뒤부터 오는 24일 오전 사이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종료된 최 회장측 공개매수 물량은 의결권 없는 자사주 매입이다. 이에 최대 17.5% 확보에 성공했더라도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 2.5%를 반영한 최 회장측 의결권 지분율은 36%대로 MBK·영풍과 격차가 크지 않다. 특히 계획대로 자사주를 소각한다면 전체 주식이 줄어 양측 모두 지분율이 40%대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다음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 고려아연은 시중 유통물량을 사들이는 것을 검토하고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MBK·영풍 연합도 장내매집 뿐 아니라 임시 주주총회 소집 및 이사 선임 등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금융감독원에 쌍방 진정을 넣으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종료를 하루 앞둔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에 MBK·영풍 측의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영풍·MBK의 잇따른 소(訴) 제기의 진짜 목적은 시장 교란과 주가 조종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MBK·영풍도 "고려아연의 시세조종 행위와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 풍문 유포 행위 등에 대해 이미 모두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며 반격했다.
결국 관건은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의 표심에 따라 이번 분쟁의 결과가 달라질 전망이다. 7.5%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은 단일 주주로는 영풍 다음으로 지분율이 높아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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