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냄새 맡고 움직이는 큰손들
'트럼프 수혜' 비트코인 강세
국채가격 하락·강달러 굳어져
"연준 금리인하 속도 느려질 것"
'트럼프 수혜' 비트코인 강세
국채가격 하락·강달러 굳어져
"연준 금리인하 속도 느려질 것"
■월가, 트럼프에 배팅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 대형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거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 대선 판세는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고 있지만 7개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앞서고 있다. 때문에 월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을 때 수혜를 볼 수 있는 투자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민영 교도소 운영업체 GEO 그룹 주가는 이달에만 21% 상승, 지난 2022년 이후 주가가 사상 최고치다. 친 비트코인 정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로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엇 플랫폼 주가도 이달 34% 급증했다.
110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서드 포인트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과 선물 옵션을 사들이고 있다. RBC블루베이자산운용도 서드포인트와 비슷한 투자 패턴이다. RBC블루베이자산운용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강달러와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이에 투자하고 있다. 13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RBC 블루베이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MO) 마크 다우딩은 "지난 달 말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와 연관된 국채금리와 환율에 집중하고 거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가치 상승
달러 가치는 지난달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전후로 급락했다 다시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아 추가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고,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 때문에 달러 가치가 치솟는다고 진단했다.
22일(현지시간)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06% 오른 104.14까지 올랐으며 1개월 전보다 3.19% 상승했다. 6개 국제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1973년 3월에 시작됐고 출범 당시 달러 가치를 100으로 두고 있다.
달러지수는 지난 6월에 106 근처에 머물렀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약 4년 만에 금리를 내린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0.5%p 내리고 하루가 지난 지난달 19일 달러지수는 100.61이었다. 이후 지수는 같은달 27일 100.38을 기록하더니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호주 투자사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외환·금리 전략가는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최근 달러 강세가 2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예외론의 재부상"과 "트럼프 효과"를 언급했다.
미국 예외론은 현재 중국과 유럽 등에서 불황으로 앞 다퉈 금리를 내리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견실한 경제 환경 덕분에 금리 인하가 느린 상황을 가리킨다. 이달 4일 공개된 미국의 9월 실업률은 4.1%에 불과했으며 지난달 미국의 비(非)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시장 전망치(15만명)를 크게 웃돈 25만4000명이었다. 연준 산하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의 닐 카슈카리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는 21일 발언에서 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달러 가치 상승의 다른 원인은 트럼프의 다음달 대선 승리 시나리오다. 미국 금융사 씨티그룹은 대선 전망에 따라 이달 들어 달러 매입을 크게 늘렸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 측은 최근 달러 시세에 "선거 웃돈"이 붙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다시 집권할 경우 따로 환율에 손을 쓰지 않더라도 달러 가치가 오른다고 본다. 맥쿼리의 위즈먼은 관세 인상을 포함한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시행되면 "더 높은 물가상승이 나타날 것이며 그에 따라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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