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HBM 물량 완판"...모건스탠리發 HBM 공급과잉 우려 불식
당장의 실적 아닌 먼 미래 내다본 과감한 결정
후공정에 대한 투자...일반 D램 대비 3~5배 비싼 HBM '선점'
물리학과 출신 최태원 회장, 반도체 열공...SK 인수 후 아낌없는 투자
"HBM 수요 앞으로도 이어질 것...HBM의 전체 D램 대비 매출 40%까지 증가"
당장의 실적 아닌 먼 미래 내다본 과감한 결정
후공정에 대한 투자...일반 D램 대비 3~5배 비싼 HBM '선점'
물리학과 출신 최태원 회장, 반도체 열공...SK 인수 후 아낌없는 투자
"HBM 수요 앞으로도 이어질 것...HBM의 전체 D램 대비 매출 40%까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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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4일 3·4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도 HBM 물량도 고객사와 모두 공급 협의를 마쳤다"면서 모건스탠리 등 일부 증권사가 제기한 'HBM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다. 향후 SK하이닉스는 레거시 제품 라인을 HBM3E 제품을 비롯해 기업용 데이터저장장치(eSSD), DDR5 D램 등 첨단 제품 위주로 공정을 조기 전환해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HBM 성공 신화 뒤 '존버' 정신 있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큰손'인 엔비디아에 HBM 물량을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이다. 4세대인 HBM3에 이어 5세대인 HBM3E 8단을 공급 중이고, HBM3E 12단 역시 지난달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이번 분기 내 출하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BM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메모리 1위'인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을 4단으로 쌓은 HBM 개발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개발 비용이 비싸고 생산 공정이 어려워서 초기에는 제품화에 회의적인 시각으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시 1등인 삼성전자의 경우 거대한 캐파(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설 수 있었지만, 추격자인 SK하이닉스는 작은 시장이라도 일단 진출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다"면서 "당장의 실적이 아닌 AI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미래에 대한 경영진의 과감한 결단이 이번 역대급 실적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HBM 기적'의 뒤엔 '기술 중시'의 기업 문화도 한몫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세화 기술 등 전공정에 관심이 몰리며 후공정은 '찬밥' 신세였다. 이와 달리 SK하이닉스는 2009년부터 'TSV기술개발팀'을 만들고 후공정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은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중 하나로, SK하이닉스가 깐깐한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도체 과외까지 받은 최태원 회장 뚝심 '재조명'
특히, 고려대 물리학과 출신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는 물론 그 전부터 반도체 석학들과 수시로 만나며 반도체에 대한 공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이공계 출신 그룹 총수와 여러 회사의 기업문화가 합쳐지면서 순혈주의나 사내 정치보단 기술을 중시하는 풍토가 미래 기술인 HBM을 선점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짚었다.
"투자 늘리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전환"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HBM 매출 비중이 3·4분기엔 30%, 4·4분기인 연말 기준으론 4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사의 수요에 따라 HBM 시장 수요가 내년에는 HBM3E 12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레거시(구형) 제품을 조기에 선단 공정 생산으로 전환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예정이다. AI붐으로 인한 제품 수요에 발맞춰 올해 연간 투자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증가한 10조원 중후반대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이보다 소폭 증가한 투자를 집행하며 AI 시대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향후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를 비롯해 이천, 청주, 용인 세 지역을 삼각축으로 삼아 AI 시장 리더십 공고화에 나선다.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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