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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비트랩 건물에 먼저 투입"…이스라엘, 가자지구서 '인간 방패' 이용

뉴스1

입력 2024.10.25 03:02

수정 2024.10.25 03:02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전쟁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스라엘군의 한 병사는 24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대가 팔레스타인 포로 두 명을 위험한 장소를 조사하기 위한 인간 방패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금했으며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부대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는 관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포로)에게 우리보다 먼저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말했다'며 "부비트랩이 설치되어 있으면 그들이 피해를 입고 우리는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행은 '모기 프로토콜'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이스라엘군 내에서 너무 흔했으며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 칸 유니스, 라파 등 가자지구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졌다고 한다.

병사는 처음엔 건물에 진입하기 전 군견을 보내거나 탱크 포탄이나 장갑 불도저 등으로 건물 측면을 뚫는 등 표준 절차를 따랐으나 올해 봄 한 정보 장교가 16세와 20세 팔레스타인 포로를 데리고 와서 건물 진입 전 인간 방패로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장교가 포로들이 하마스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으며 "팔레스타인인들이 폭발하는 것이 이스라엘 병사들이 폭발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틀 후 동료들과 지시를 따르지 않기로 하고 상급 지휘관에게 항의했고 지휘관은 처음에는 국제법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고 했으나 결국 두 명의 포로를 풀어주었다"고 덧붙였다.

국제법은 군사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인을 이용하거나 민간인을 군사 작전에 강제로 참여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병사는 포로들이 풀려나면서 그들이 하마스와 관련이 없으며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CNN은 이스라엘 퇴역 군인 단체인 '브레이킹 더 사일런스'를 통해 전달받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엔 △가자지구 북부에서 두 명의 군인이 민간인에게 전진을 촉구하는 모습 △인간 방패로 사용된 민간인 두 명이 묶인 채 눈을 가린 채 앉아 있는 모습 △한 군인이 결박된 민간인을 지키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가자지구에 억류되었던 팔레스타인 5명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에 붙잡혔을 당시 군대보다 먼저 위험한 장소에 강제로 들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사드(20)는 "그들(이스라엘군)은 우리에게 군복을 입히고 카메라를 장착하고 금속 절단기를 줬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터널을 찾고 있다며 '이 카펫을 치워라' 같은 일을 시키거나 '계단 밑을 촬영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지침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자지구 민간인을 군사 작전에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관련 프로토콜과 지침은 현장 군인들에게 정기적으로 전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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