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성폭행 후 살해, 묘지 위에 십자가 모양 유기…인육 먹은 악마

뉴스1

입력 2024.10.25 05:01

수정 2024.10.25 05:01

김해선이 2000년 10월 25일 11살 초등생을 성폭행한 뒤 야산 무덤에 십자가 형태로 시신을 눕혀 놓았다. (tvn 갈무리) ⓒ 뉴스1
김해선이 2000년 10월 25일 11살 초등생을 성폭행한 뒤 야산 무덤에 십자가 형태로 시신을 눕혀 놓았다. (tvn 갈무리) ⓒ 뉴스1


김해선의 현장검증 모습. (MBC 갈무리) ⓒ 뉴스1
김해선의 현장검증 모습. (MBC 갈무리) ⓒ 뉴스1


김해선 범행 증거물,. 결박할 때 사용한 노끈(왼쪽)과 피해자의 살점 일부. (MBC 갈무리) ⓒ 뉴스1
김해선 범행 증거물,. 결박할 때 사용한 노끈(왼쪽)과 피해자의 살점 일부. (MBC 갈무리) ⓒ 뉴스1


김해선 모습과 경찰이 피해를 입을 뻔한 여고생의 진술에 따라 만든 몽타주, 거의 흡사하다. (SNS 갈무리) ⓒ 뉴스1
김해선 모습과 경찰이 피해를 입을 뻔한 여고생의 진술에 따라 만든 몽타주, 거의 흡사하다. (SNS 갈무리) ⓒ 뉴스1


"술을 사주면 자백하겠다"고 한 김해선이 조사도중 술에 취해 잠이 들려 하자 형사가 '일어나라'며 깨우고 있다. (MBC 갈무리) ⓒ 뉴스1
"술을 사주면 자백하겠다"고 한 김해선이 조사도중 술에 취해 잠이 들려 하자 형사가 '일어나라'며 깨우고 있다. (MBC 갈무리) ⓒ 뉴스1


현장검증에 나선 김해선이 형사들에게 "수갑을 풀어주면 빨리 마치도록 하겠다"며 제안하는 장면. (MBC 갈무리)
현장검증에 나선 김해선이 형사들에게 "수갑을 풀어주면 빨리 마치도록 하겠다"며 제안하는 장면. (MBC 갈무리)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김해인(1969년 5월생)은 전북 고창군 무창면 고향 집을 떠난 지 15년 만인 2000년 7월,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부모 곁으로 돌아왔다.

부산 등을 떠돌며 잡부, 횟집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해인이 고향에 돌아와서 하는 일이라고는 잠 아니면 술이었다.

2000년 10월 25일 그날 김해인의 아침도 그렇게 시작됐다.

복분자 3병을 들이켜 이미 아침부터 술에 취한 김해인은 갑갑하다며 집을 떠나 주위를 돌아다니다가 해가 넘어가려 하자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후 6시쯤 집에서 2km가량 떨어진 고창군 해리면의 한 마을 지나던 김해인의 눈에 초등학교 5학년 A 양(당시 11세)이 들어왔다.

A 양은 인간 백정 김해인의 첫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해가 져도 돌아오지 않는 귀한 딸, 다음 날 아침 주검으로…십자가 모양으로 무덤 위에 누운 채

그날 오후 A 양 행적은 오후 6시10분쯤 친구와 함께 문구점에서 강아지 인형을 산 것을 끝으로 묘연했다.

저녁 시간이 넘었는데도 딸이 돌아오지 않자 어머니는 한시간여 딸을 찾아 헤매다가 7시쯤 해리 파출소로 달려가 '실종신고'를 했다.


파출소 직원들은 마을 주민과 함께 "A야'를 외치며 찾아다녔지만 소득이 없었다.

날이 밝자 다시 수색에 나선 경찰과 마을 주민들은 10월 26일 오전 9시 30분 해리면 평지리 야산의 무덤 위에서 알몸 상태의 A 양 시신을 발견했다.

A 양은 십자가 모양으로 눕혀져 있었으며 주요 부위는 출혈 등으로 엉망이 돼 있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은 '경부 질식사'로 나타났으며 A 양의 몸에선 '정액 반응' 양성반응이 나와 형사들은 범인이 강간 후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현장에서 족적, 체모 등 수집…사이비 광신자 소행으로 의심

경찰은 A 양 시신이 발견된 무덤 주위 100여 m를 철저히 봉쇄하고 범인 흔적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범인 것으로 보이는 족적을 발견, 사진 촬영과 함께 본을 떴다.

아울러 모발, 체모 등을 확보해 범인의 혈액형이 AB임을 확인했다.

이후 족적은 이 사건이 김해선의 짓임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경찰은 A 양 시신이 십자가 모양을 한 것으로 봐 사이비 광신도의 짓이 아닌가 의심, 인근 종교단체를 모두 뒤지는 수고를 했다.

1차 범행 후 게임· TV로 소일하던 김해인, 55일 뒤 남동생 죽인 뒤 누나 강간 살해…인육 먹기까지
A 양을 살해한 뒤 불안한 마음에서 게임, TV 드라마 보는 것으로 소일하던 김해선은 첫 범행 55일 뒤인 2000년 12월 19일 복분자를 들이킨 뒤 칼과 노끈, 장갑이 든 가방을 들고 점심무렵 집을 나섰다.

집에서 2km가량 떨어진 무창면 면 소재지를 지나 00리 쪽으로 가던 김해선은 오후 4시 30분쯤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B 양(17살)의 뒤를 쫓아갔다.

B 양은 낯선 어른이 뒤를 밟자 무서움에 뜀박질했고 때마침 오토바이가 김해선 쪽으로 오는 바람에 김해선은 B 양을 포기했다.

해가 넘어가려 하고 비가 주적주적 내려 집으로 발길을 돌리던 김해선은 앞에서 걸어오던 C 양(16살), D 군(13살) 남매를 발견 칼로 이들을 위협해 도로 옆 논 쪽으로 밀어 넣었다.

해가 넘어간 데다 인적이 드문 시골이었기에 남매를 도와 줄 사람은 없었다.

김해선은 D 군 목을 졸라 살해한 뒤 C 양을 강간하고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잔인하게 살해했다.

이어 횟집에서 일할 때 익힌 회 뜨는 기술을 이용해 C 양 허벅지를 도려내 일부를 먹은 뒤 일부는 봉투에 담아 자기 집으로 향했다.

이때가 2000년 12월 19일 밤 8시 무렵이었으며 C 양, D 군은 집에서 5분 거리밖에 안 된 곳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았다.

처참한 피해자 모습에 형사도 눈길 돌려
C 양 남매가 실종됐다는 신고에 경찰은 마을 주민과 함께 수색에 나섰으나 찾지 못하다가 날이 밝아서야 남매 주검을 발견했다.

12월 20일 오전 8시 20분, 집에서 3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운동복 차림의 D 군이 양발목과 양손이 묶인 채 숨져 있었다.

9시 30분쯤에는 D 군 시신 발견 장소에서 500m 거리의 야산에서 C 양 시신을 찾아낸 형사들은 그 잔혹함에 얼굴을 돌렸다.

하의는 벗겨져 있었고 얼굴은 교복 치마로 덮여 있었다.

양팔은 노끈과 스타킹으로 나무에 마치 기지개를 켠 것 같은 모습으로 결박돼 있었고 다리는 각각 다른 나무에 노끈과 스타킹으로 결박돼 있었다.

형사가 교복 치마를 얼굴에서 벗겨내자 눈은 머플러로 가려져 있었고 입은 양말로 털어 막아 놓은 상태였다.

목, 다리, 가슴, 생식기 등에는 자상(찌른 상처)이 여럿 있었으며 오른쪽 허벅지는 가로 15cm 세로 20cm가량 도려져 없었다.

내린 비로 선명한 족적, 인근 마을 모든 집을 찾아 족적 비교…일치율 99% 몽타주

경찰은 현장에서 족적 여러 개를 발견해 본을 떴다. 어제 내린 비로 족적이 비교적 선명해 본을 뜨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때 형사들은 △ 범인은 멀리 가지 못했을 것 △ 사건 인근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임 △ 어제 비가 내렸기에 부근 어딘가에 족적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 인근 모든 마을의 집들을 찾아 족적을 추적하고 대조하는 작업을 했다.

이와 동시에 '납치 당할뻔 했다'는 B 양으로부터 범인 인상을 진술받아 몽타주를 작성, 인근 마을에 뿌렸다.

김해선이 잡힌 뒤 몽타주와 비교하면 생김새가 거의 흡사했다.

A 양 사건 현장 족적과 일치…7시간 인근 마을 뒤진 끝에 마침내 김해선 체포

경찰은 C 양 남매 살해현장에 남긴 족적이 A 양 살해현장 족적과 똑같다는 판정을 받았다.

인근 마을의 모든 집을 전수 조사하던 경찰은 12월 20일 오후 3시 무렵 무창면 XX리 김해선 집 마당에서 사건 현장 발자국과 똑같은 족적을 찾았다.

경찰은 김해선이 마실을 나갔다는 부모 말을 듣고 집 안팎에 형사들을 잠복시켰다.

오후 4시 집으로 들어선 김해선을 긴급체포한 경찰은 제일 먼저 신발을 벗겨 압수하는 한편 그의 방을 수색, 범행에 사용한 칼과 노끈 등을 찾아냈다.

"언론에 알리지 말고 소주 사주면 자백" 조건 내건 김해선…만취해 조사 도중 졸아 형사가 깨워

고창 경찰서로 압송된 김해선은 "언론에 알리지 않고 소주를 사 주면 다 불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경찰이 사준 소주를 들이킨 뒤 범행 과정을 진술하던 김해선이 술에 취해 잠들자 형사가 그를 깨우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현장검증 때 "수갑 풀어주면 빨리 마치겠다"…"주삿바늘 겁난다"며 머리카락으로 혈액형 검사 요구
김해선은 현장검증 때 "양손에 찬 수갑 중 한쪽만 풀어주면 얼른 재현하겠다. 빨리빨리 마치자"고 경찰을 압박, 형사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또 혈액형을 확인하기 위해 피를 채취하려 하자 "주삿바늘이 겁난다"며 머리카락을 잘라 혈액형 검사를 해 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1심, 항소심, 대법 모두 사형…1심 선고부터 대법 확정까지 단 5개월 14일

강간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해선에 대해 1심인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형사합의1부)은 2001년 7월 11일 "인간성마저 포기했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이어 2001년 9월 27일 항소심 재판부인 광주고등법원 형사1부, 2001년 12월 24일 대법원 역시 사형을 선고했다.

1심 선고부터 사형까지는 5개월 14일, 166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형 대기수 김해선, 피해자 허벅지살 "개에게 줬다"…전문가 '100% 사이코패스'

현재 광주교도소에서 23년째 사형 집행을 대기 중인 김해선은 경찰 조사에서 도려낸 C 양 허벅지 살에 대해 '도랑에 버렸다' '개에게 줘 버렸다'며 횡설수설했다.

경찰은 도랑 등을 수색했지만 실패, 김해선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한편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가 2008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관계로 김해선을 상대로 검사하지 못했지만 전문가들은 '김해선이 사이코패스(40점 만점에 25점 이상)가 아니면 누가 사이코패스냐"며 '사이코패스'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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