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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또 내려? 현금 들고 다닐래" 화폐발행잔액 증가율 2년來 최고

뉴스1

입력 2024.10.25 05:55

수정 2024.10.25 05:55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달 시중에 풀린 화폐 잔액 증가율이 22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추석을 맞아 늘어난 5만원권 발행과 금리 하락으로 인한 현금 보유 성향 강화 여파로 해석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평균 화폐발행잔액(발행-환수액)은 191조 5151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 증가했다. 이로써 2022년 11월(7.3%)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화폐발행잔액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에서 환수한 돈을 제외하고 남은 은행권, 주화 등의 금액을 가리킨다.

화폐발행잔액 증가는 보통 가계·기업 등 경제 주체들의 현금 보유 성향 강화로 해석된다. 은행 등에 돈을 예치하면 중앙은행인 한은으로 화폐가 돌아오지만, 대다수 국민이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 현금을 갖고만 있다면 화폐발행잔액은 늘어나게 된다.

작년 9월만 해도 금리 인상 등으로 평균 화폐발행잔액은 전년 동월 대비 0.9%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올해 2월부터는 꾸준히 5~6%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다 이번에 평균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7%를 찍은 것은, 추석 연휴 동안 화폐 수요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한은이 발행액을 늘린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한은 화폐 발행액은 4조 1789억 원(월말 잔액 기준), 환수액은 1조 15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한은이 찍어낸 화폐가 얼마나 되돌아왔는지 비율적으로 보여주는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은 지난 9월 27.6%에 그쳐 올해 △6월(93.3%) △7월(60.3%) △8월(58.4%)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5만원권을 예치·소비하기보다 예비용으로 들고 있던 국민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추석 명절에는 용돈 지급 등을 위해 주로 5만원권에 대한 수요가 불어나는 경향이 있다.

지난달 화폐발행잔액을 월말 기준으로 보면, 5만원권이 169조 8821억 원에 달해 한 달 새 2조 3477억 원 급증했다. 한 달간 3조 2012억 원 상당의 5만 원권이 발행되고 8535억 원 상당이 환수된 결과다.

이처럼 발행 대비 환수가 저조했던 영향으로 지난달 5만원권 환수율은 26.7%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평균적인 수준이었던 40∼60%를 크게 밑돈다.

추석 명절 외에도 주요국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시장금리와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현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축소된 영향도 있어 보인다.


예컨대 은행 예금금리가 내리는 경우 예치로 인해 받는 이자가 줄어들고, 이에 국민들은 현금을 그냥 갖고만 있거나 쌓아만 둬도 손해를 덜 본다고 느낄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이 신규로 취급한 정기 예·적금 등 저축성수신금리는 평균 연 3.35%로 한 달 전에 비해 0.06%포인트(p) 하락했다.
당시 기준금리였던 3.5%보다도 0.15%p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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