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리야,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아?" 물으니…"챗GPT 부를게요"

뉴시스

입력 2024.10.25 06:06

수정 2024.10.25 06:06

애플, iOS 18.2 베타 버전 업데이트로 AI 비서 시리와 챗GPT 결합 복잡한 질문 던지면 '챗GPT에 묻기' 허락 요청…한글 대화도 가능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시리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누군지 알아?" "챗GPT에게 물어보실래요?"

애플의 iOS 18.2 개발자 베타 업데이트로 생성형 AI '챗GPT'와 결합한 시리의 반응이다. 본인이 답변할 수 없는 다소 복잡한 질문을 던지자 곧바로 챗GPT에게 공을 넘겼다.

시리에게 챗GPT로 연결하는 것을 허용하자 챗GPT가 곧바로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한국 작가 한강입니다"라는 답변과 함께 수상 이유까지 설명해줬다. 처음에는 영어로 답변했지만 한국어로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곧바로 번역까지 해줬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공식 출시되는 iOS 18.1 업데이트를 다음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발자용 베타 버전에서는 이미 글쓰기 도구, 알림 요약, 통화 녹음 등 기본 AI 기능이 제공돼왔다. 이번 iOS 18.2는 지난 6월 애플 인텔리전스가 최초 공개된 이후 가장 관심을 모았던 시리와 챗GPT의 결합이 처음으로 이뤄졌다.

현재 애플 인텔리전스는 한국어로 이용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애플 인텔리전스를 구동할 수는 있으나, 애플 인텔리전스와 아이폰 기기 설정을 모두 '영어'로 바꿔야 한다.

iOS 18.2 설치 후 기기 설정을 영어로 바꾸면 애플 인텔리전스 '대기자 명단' 등록이 가능해진다. 대기자 명단 등록을 신청하면 약 10~20분을 기다린 뒤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진화한 시리는 당장 눈에 띄는 앱 아이콘부터 UI(이용자 환경)까지 달라졌다. 시리를 호출하면 아이폰 화면 가장자리 부분이 무지개색으로 빛나게 된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도입으로 시리를 부르는 새로운 방법이 추가됐다. 기존대로 "시리"라고 음성으로 부르거나 기기 우측 버튼을 길게 누르는 것에 더해 아이폰 화면 하단 중앙을 2번 터치하면 시리에 질문을 할 수 있는 키보드가 표출된다. 또한 현재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영어만 지원하는 만큼 음성 호출시 '시리'라는 한국어 발음이 아닌 'Siri'라는 영어 발음을 정확하게 해야만 인식이 된다.

챗GPT와 결합된 시리를 가장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화면을 2번 터치하는 방법이었다. 다만 한국어로 질문을 하면 기존 시리처럼 단순히 웹사이트 검색으로 연결됐고, 영어로 질문을 해야 시리와의 제대로 된 질의응답이 가능했다.

챗GPT와의 대화는 달랐다. 시리와의 채팅에서 'Ask GPT(GPT에 물어봐)'라는 명령을 달면 곧바로 챗GPT로 연결되는데, 이때는 한국어로 질문을 해도 챗GPT가 이를 이해하고 답변을 내놓았다. 챗GPT와 연동되는 만큼 노벨상 수상자와 같은 비교적 복잡한 질문에도 올바른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한국어 질문에 대한 챗GPT의 답변은 영어 답변보다 부정확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에 대한 영어 질문을 한 뒤에는 챗GPT가 내놓은 정확한 답변을 한국어로 바꿔달라고 하면 됐다. 하지만 같은 질문을 한국어로 했을 때는 챗GPT가 한강 작가가 아닌 전혀 뜬금없는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답했다. 이는 아직 애플 인텔리전스가 영어 외 다른 언어를 공식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리와 연결된 챗GPT에게 아이폰 화면 속 사진을 설명해보라고 명령하자 내놓은 답변. (사진=윤현성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시리와 연결된 챗GPT에게 아이폰 화면 속 사진을 설명해보라고 명령하자 내놓은 답변. (사진=윤현성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어로는 부족함이 많았지만, 영어로는 더 많은 명령이 가능했다. 아이폰 화면에 일본 도쿄의 도심 사진을 띄워놓고, 시리를 통해 챗GPT를 불러 "이 사진에 대해 설명해줘"라고 명령했을 때도 정확한 답변을 내놓았다. 챗GPT의 답변은 "일본의 활기찬 도시 거리 장면을 보여준다. 아마도 도쿄 같은 도시의 거리에서 차들이 운전하는 모습이 보인다"였다.

이외에도 메신저, 메모 앱 등에서 텍스트 커서를 누르면 'Writing Tools(글쓰기 도구)'라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교정·재작성·요약·편집 등의 기능은 아직 영어 글에만 활용 가능하나 AI가 대신 글을 써주는 'Compose(작성)' 기능은 한국어로도 쓸 수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와 챗GPT에게 "친구에게 생일 파티 초대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라고 요청하면 챗GPT가 친구의 이름, 파티 장소 및 일정, 사용자 본인의 이름 등을 물어보고 메시지 내용을 대신 만들어준다. 아직 베타 버전인 만큼 다소 어색한 느낌이 있지만 문장 자체가 잘못되진 않았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글쓰기 도구'를 활용해 AI에게 친구에게 보낼 생일 파티 초대 문자를 대신 작성해달라고 요청한 모습. (사진=윤현성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 인텔리전스의 '글쓰기 도구'를 활용해 AI에게 친구에게 보낼 생일 파티 초대 문자를 대신 작성해달라고 요청한 모습. (사진=윤현성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iOS 18.2를 업데이트하면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앱이 자동으로 생성된다.
해당 앱을 활용하면 AI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거나, 나만의 이모티콘인 '젠모지'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이처럼 한층 진화한 시리 등이 담긴 iOS 18.2는 이번 베타 업데이트 이후 12월께 공식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에 영어가 아닌 한국어 등 다른 언어가 지원되는 것은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 또한 애플 인텔리전스의 AI 기능들은 아이폰15 프로·프로 맥스와 아이폰16 시리즈, A17 프로 또는 M1 이후 버전 칩을 탑재한 아이패드·맥북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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