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엔 "성장전략 바꾸지 않으면 성장률 둔화될 것"
[파이낸셜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대선 이후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 한국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마스 헬빙 IMF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한 IMF의 아태 지역 경제 전망 기자회견에서 미 대선 이후 미중간 무역 갈등 확대로 한국 경제가 받을 영향을 묻는 질문에 "무역 갈등의 증대는 (한국의)주요 하방 리스크"라며 이같이 답했다.
다만 헬빙 부국장은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한국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 시장에 강력하게 통합돼 있고 미국과 중국 양국에 강하게 노출돼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무역 갈등이 증대한다면 (미중 양국이 취할)조치 등과 같은 세부 사항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더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 경제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헬빙 부국장은 한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2.5%에서 내년 2.2%로 하락할 것이란 IMF의 세계경제전망 발표를 재확인하면서 "한국 경제는 올 상반기 특히 대외부문에서 예상보다 강한 성장을 보였으나 내수에선 대외나 수출 부문에 비해 약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내수에서의 약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력 상실 내지 약화와 통화정책 긴축 등이 반영됐지만, 이 상황은 곧 바뀔 것"이라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시작과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명목 임금과 소득과 함께 실질 구매력이 증가하고 내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행의 3·4분기 경제전망 발표를 거론, 실제 3·4분기 내수가 강화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경제 성장 전략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국은 수출 주도 성장 정책을 계속할지 아니면 내수를 활성화하고 중국 소비자를 성장동력으로 전환할 지에 대한 갈림길에 오랫동안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는 내수가 좀 더 믿을 수 있는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MF의 올해 중국 경제 성장 전망치가 4.8%로 지난 7월 전망보다 0.2%p 낮아진 것을 언급하며, "중국이 (내수 중심으로의 전환 등)움직이지 않으면 잠재 성장률은 4% 이하로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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