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만에 스타링크 제공말라" 요청하기도
러시아군, 최근 스타링크 이용해 인터넷 접속
러시아군, 최근 스타링크 이용해 인터넷 접속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년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비밀리에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유럽, 러시아의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머스크와 푸틴 대통령이 2022년 말부터 정기적인 소통을 이어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사업과 사적인 대화는 물론, 국제정치 현안까지 논의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말 머스크에게 "대만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요청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쟁 발발 지역에서 스타링크가 유일한 인터넷 접속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만 사태 발생 시 스타링크 서비스 제한을 미리 요청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머스크는 그동안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란 별명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등 보수 진영의 '스트롱맨'들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푸틴과의 장기간 소통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앞세워 국제 정치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머스크가 실제 푸틴 대통령과 비밀 대화를 했다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국방부의 스페이스X 계약으로 미국 정부의 비밀사항에 접근이 가능한 머스크가 러시아 수장과 비밀리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협이 될 수 있단 우려에서다.
특히 WSJ은 머스크와 푸틴 대통령의 소통이 시작된 2022년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가 머스크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토로하던 시기라는 점에 주목했다. 러시아는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 부대에 서비스 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머스크에게 문제를 제기했었고, 러시아 정부는 머스크의 사업 뿐 아니라 머스크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위협을 가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후 머스크는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전쟁에 대해 러시아에 유리한 입장을 취하기 시작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를 공략하려고 하자 스타링크 접속을 끊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러시아군은 최근 스타링크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주장이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