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0km밖 우크라 전쟁, 이제 남 일 아냐"
"살상 무기 제공 시 한반도 긴장 고조 우려"
"살상 무기 제공 시 한반도 긴장 고조 우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은 왜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를 두려워하나"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에 더 이상 먼 나라의 일이 아니게 됐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 소식은 서울에 깊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이 소식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부터 7300㎞ 떨어진 서울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북한은 적인 동시에 바로 옆의 이웃"이라면서 "한때 유럽의 분쟁이었던 일이 이제 아시아의 분쟁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는 대가로 얻게 될 것으로 관측되는 현금과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잠수함에 대한 노하우 등은 북한이 이미 한국에 제기하고 있는 위협을 강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한국인들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이 이미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 간) 국경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영자지 코리아타임스의 사설을 인용해 "북한의 파병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더 이상 한국과 관련이 적은 분쟁이 아니라는 신호"라고 전했다.
앞서 한국과 미국, 우크라이나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병력 약 3000명을 파병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들 북한군의 숫자가 연내에 최대 1만2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북한군이 앞으로 수일 내에 러시아 서부 격전지 쿠르스크 전투 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큰 무기 수출국인 한국이 북한 파병에 맞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기로 한다면,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남북 간 '대리 전쟁'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한국 정부의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전쟁 중인 국가에 살상 무기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오랜 정책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해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그런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 싱크탱크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유안 그레이엄 분석가는 "가장 큰 문제는 서울이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에 대한 제한을 완화할 것인지 여부"라면서 "그러나 이는 경우에 따라 헌법 개정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간단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직접 지원이 실현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실상 남북 간의 대리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국제 관계학 교수 라몬 파체코 파르도는 "한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의 동맹국에 포탄을 판매함으로써) 우크라이나에 간접적으로 군사 지원을 하고 있으며, 북한은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돕고 있다"며 "만약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인 살상 무기를 직접 전달한다면 이는 '두 개의 한국'이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두드러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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