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손, 고무장갑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해
고무장갑으로 번 돈으로 니트릴장갑 R&D
기술경쟁력 높여 국내 물론 美 시장도 확대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저가 제품이 따라올 수 없는 고품질의 '니트릴(합성고무) 장갑'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는 생활위생용품 기업으로 성장하겠다."
피유나 하얀손산업 부대표는 27일 "니트릴 장갑 제품군이 아직 회사의 이익에 기여하는 바는 크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는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알아주는 '명품'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하얀손산업은 지난 1992년 피현길 대표가 창업한 기업으로 국내 고무장갑 시장의 중요 플레이어 중 하나다. 하얀손산업은 고무장갑을 위탁생산해 납품하는 기업이었는데, 피 대표의 딸인 피 부대표가 스타트업을 창업해 생산 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에 나서면서 위탁생산 전문 업체에서 '러버랩'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가진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피 부대표의 회사와 하얀손산업은 따로따로 운영이 됐기 때문에 처음에는 관계사였지만 제품 공급을 온라인에서 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신용평가등급 확보, 재무제표 작성 등 비효율이 커지면서 결국 아버지의 회사와 합치게 됐다.
현재 피 대표는 제조와 R&D를 전담하고 피 부대표는 러버랩 브랜드와 소비자들과의 교감 등 장기적 성장을 위한 소프트웨어적인 사업 전반을 맡고 있다. 아버지와 딸이 회사의 경영을 나눠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이다.
피 부대표는 "과거 고무장갑은 다른 물건에 끼워파는 사은품이 되거나, 시장이나 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소규모로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러버랩 브랜드를 만들어 묶음 판매 전력과 천편일률적인 빨간색에서 다양한 색의 제품을 출시했는데 시장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얀손산업은 고무장갑 시장에서 3위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과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 속에서 하얀손산업은 잘 벗겨지는 중형장갑, 특유의 냄새를 획기적으로 줄인 고무장갑, 생산과정에서 쓰는 화학약품을 고온의 물에 씻어 소독한 제품 등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고, 현재 매년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기업이 됐다는 것이 피 부대표의 설명이다.
하얀손산업은 니트릴 장갑에 대한 R&D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매출 비중에서 고무장갑과 니트릴 장갑의 비중은 약 7대3 정도로 아직까지는 고무장갑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향후 니트릴 장갑이 고부가치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해 적극적인 R&D와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피 부대표는 "니트릴 장갑 시장은 사회가 발전을 할수록 위생에 대한 관념이 높아져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산 저가 니트릴 장갑이 시장에 나와 있는데, 하얀손 제품은 100% 국내에서 제작되며 니트릴 고무만을 원료로 쓰고 인장력도 중국산 대비 3배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경쟁을 하면서 공장을 저개발국가로 옮겨 저가 경쟁을 해보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그렇게 하면 결국 똑같아질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어려운 결정 끝에 R&D를 통한 프리미엄 전략을 선택하게 됐다"며 "향후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 니트릴 장갑 제품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 부대표는 향후 3년 내에 미국 시장으로 50억원 이상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으로는 의료용이 아닌 식품용 니트릴 장갑이 나가고 있고 수출액은 약 10억원인데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해 의료쪽 시장도 진출해 수익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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