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늘었지만 회복세 1년 만에 '흔들'
트럼프 리스크 등 불확실성 커져
내출 회복세 약한데 수출마저 흔들
올해 성장 전망률 하향 가능성 커
트럼프 리스크 등 불확실성 커져
내출 회복세 약한데 수출마저 흔들
올해 성장 전망률 하향 가능성 커
[파이낸셜뉴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오던 수출이 흔들리며 정부의 경기 낙관론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까지 겹치며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과의 갈등 격화 등으로 내년 수출 회복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반도체 제외 수출 대부분 감소세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1~ 20일까지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8월과 9월 각각 18.5%, 18.0%에 비해 급락한 수치다.
조업일수 감소가 겹쳐 10월 전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작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와 컴퓨터 기기를 제외한 대부분이 감소세를 보였다. 대미 수출은 2.6% 줄었고, 대중 수출은 1.2% 늘었지만 둔화세가 계속됐다. 월간 기준 수출이 지난달까지 12개월째 늘었지만 회복세는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수출 둔화 경고음은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수출이 전 분기보다 0.4% 감소하며 GDP 성장률을 1%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출 회복세가 불과 1년 만에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에 편중된 수출 구조와 전기차 수요 부진, 완성차 및 부품업체의 파업 등이 수출에 타격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미국·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는데 이들 국가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수출은 나빠질 것"이라며 "9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꺾인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3·4분기 수출 감소는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24일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3·4분기 수출은 기저 효과와 자동차 파업 등 일시적 요인 영향으로 조정된 것"이라며 "수출은 대체로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정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최상목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3·4분기에는 자동차 파업, 비IT 부진 등 일시적인 원인이 있는 데다 반도체 등 IT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하는 등 수출 불확실성과 성장률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4·4분기까지 전체 흐름을 지켜본 후 전체 연간 성장률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재집권 땐 '관세폭탄' 불확실성 더해
한국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으로 더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관세 국가’를 천명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9월 위스콘신 유세에서 동맹국들이 소위 ‘적국’보다 미국에 부당하게 대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강한 압박이 예상된다.
여기에 미·중 관계 악화 가능성도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 부과 구상을 거듭 언급해 왔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침체된 중국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도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지난 8월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가 고율 관세를 현실화할 경우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수출마저 둔화되면 경제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3·4분기 민간 소비가 0.5% 증가했으나, 건설 투자는 2.8%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2.4%) 하향 가능성을 내비쳤고, 정부도 기존 전망치(2.6%)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 실장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 경기 악화가 이어지면 반도체 산업도 동반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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