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억원짜리 바나나'로 알려진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 경매 시장에 나온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 경매에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다음 달 20일 경매업체 소더비 뉴욕 본부에서 열리는 경매에서 카텔란의 화제작 '코미디언'이 경매에 부쳐진다.
이 작품은 카텔란이 지난 2019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페어에서 처음 선보였다. 바나나 1개를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여 놓은 설치 미술인 이 작품은 총 세 점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중 두 점은 개인 수집가에게 각각 12만달러(약 1억7000만원)에 팔려 화제가 된 바 있다. 나머지 한 점의 판매가는 비밀에 부쳐졌으나 이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것은 이 세 점 중 하나로, 판매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예상 판매가는 약 100만 달러(약 14억원)에서 최대 150만달러(약 21억원)로 추정된다. 작품을 구매한 이는 덕트 테이프 한 롤, 바나나 한 개와 더불어 진품 인증서, 작품 설치를 위한 공식 안내서를 받게 된다.
소더비 측은 CNN을 통해 "구매자가 받게 될 테이프와 바나나는 모두 처음에 전시됐던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더비 대변인은 CNN에 보낸 이메일에서 "'코미디언'은 개념적인 예술작품이며, 실제 물리적 재료는 모든 전시마다 교체된다"고 밝혔다.
"작품 맞냐?" 논쟁 불붙어.. 바나나 떼어먹은 관람객도
한편 이 작품의 가치를 두고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지난 2019년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미국의 한 행위예술가가 수백명의 관람객 앞에서 벽에 붙은 바나나를 떼서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당시 이 예술가는 자신의 행동이 별도의 예술 행위이며, 기물 파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의 개인전에서도 한 대학생 관람객이 벽에 붙은 바나나를 먹어 치우며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미술관 측은 이후 바나나를 새것으로 교체해 전시했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들은 이 작품이 과거 소변기를 미술관에 전시했던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에서부터 이어지는 개념 예술의 전통을 따른 것이라고 평가한다.
카텔란은 2021년 한 인터뷰를 통해 "'코미디언'은 논평의 대상이 되는 작품"이라면서도 "해당 작품은 단순한 농담이 아닌 우리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의 반영"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