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30조원에 육박하는 올해 세수결손 재정 대응책으로 외국환평형기금을 최대 6조원 활용하겠다고 28일 발표했다. 공공자금관리기금 4조원 내외, 주택도시기금 최대 3조원 등도 포함됐다. 외평기금을 포함해 최대 16조원을 기금 활용해서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 재정대응책은 지방자치단체 재정여건을 감안 지방교부세를 감소규모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재정역할을 최대한 유지, 내수회복세의 장애요인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나온 외평기금 활용은 환율 불안을 키울 수 있다.
실제 외환시장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소비심리 개선 등 경제지표 호조로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에 비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강달러'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외평기금은 환율의 급등락을 막기 위한 기금이다. 일명 '외환시장 방파제'로 불린다. 환율이 급락 땐 보유 원화로 달러를 사들인다. 환율이 급등하면 보유 달러를 팔아 시장 안정을 도모한다.
외환시장 방파제라는 별칭에서 보듯 환 투기 세력에게는 상징성이 있다. 지난해 56조4000억원에 달했던 세수펑크에도 20조원 가량의 외평기금을 사용했다. 올해도 최대 6조원을 끌어다 쓰게 된다.
이에대해 기획재정부는 정부의 외환시장 대응력은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4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이 있고 (현재는) 환율 상승기여서 필요한 것은 달러"라며 "그런 부분을 감안해 외평기금을 활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해 말 기준 원화와 외화를 합친 외평기금 잔액은 274조원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같은 외평기금 활용방안은 논란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등에서 외평기금을 통해 세수결손을 메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환율 안정용 비상 재원이라는 입장이 강하다. 국회의 반발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9월말 "외평기금 활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다.
이와함께 국회 예산정책처도 지난해 세수결손 때 외평기금을 활용한 것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예정처는 국채 발행을 하지 않고 외평기금을 활용한 것은 결국 국가 채무의 질이 악화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지방으로 내려가는 교부세를 (최대한 예산에 맞추거나 덜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외평기금 재원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