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BIS 및 3개국 중앙은행과 ‘만달라’ 성공
사전에 국가 간 정책, 규제를 코드화해 저장
규제 준수 여부 자동으로 확인해 비용 절감
지급은행-수취은행 간 효율성 증대...“처리 속도↑”
사전에 국가 간 정책, 규제를 코드화해 저장
규제 준수 여부 자동으로 확인해 비용 절감
지급은행-수취은행 간 효율성 증대...“처리 속도↑”
■'복잡한' 국가 간 거래 '규제준수 확인' 간소화
국가 간 지급이란 국경을 넘어서 여러 은행을 통해 돈이 오고가는 거래를 뜻한다. 현행 국가 간 지급의 경우 지급은행, 수취은행, 환거래은행 등을 거쳐서 처리되는 만큼 속도가 느리고 높은 비용이 소요됐다. 은행 간 자금이체 단계마다 은행들이 지급인·수취인 정보, 법률, 내규 및 글로벌 규제의 준수 여부를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지급 프로세스의 비효율성이 발생한 것이다.
이같이 복잡한 절차에 은행 간 자금이체 과정에서 자금을 수취한 은행이 고객정보 및 관련 증빙 등 추가 정보를 송금은행에게 요청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이에 요청한 정보에 대한 확인이 지연 또는 실패할 경우, 최종 자금입금이 미뤄지거나 자금이 지급은행에 반환돼 지급이 취소될 리스크도 존재해왔다.
특히 국가별로 자본이동관리(CFM) 정책이 상이한 점이 주요 마찰 요인으로 꼽혔다.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FT)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면서 규제준수 확인 부담이 늘어난 것도 부담 요소였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만달라는 각 환거래 지급 단계에 있는 여러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반복적으로 해야 될 규제 준수 확인을 시스템화해서 한 번에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우선 지급은행이 거래 국가, 금액 등 거래정보를 입력하면 만달라 시스템은 거래와 관련된 정책, 규제 등을 자동으로 찾아내 체크리스트를 생성한다. 이후 체크리스트에 따라 해당 거래의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한 후 규제 준수 증명서를 생성해 이를 수취은행에 전달한다.
신성환 한은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분석팀장은 “만달라 시스템 상에서는 지급은행이 이미 완료한 규제준수 확인 절차를 수취은행이 또다시 확인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지급지시 개시 이전에 모든 규제준수 확인 완료
국내 외국환거래법 상 은행은 5000달러를 초과하는 외화자금 이체에 대해 거래 금액, 지급 방법 등에 따라서 한국은행이나 기재부 등에 대해서 신고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 이에 현행 프로세스는 고객이 지급 요청을 하면 한국의 상업은행은 해당 거래에 대한 AML, CFT 준수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이후 한국의 지급은행은 금액이 5000달러를 초과하기 때문에 원인 거래와 거래 금액을 확인해야 한다. 또 비상장 증권 취득이기 때문에 연간 누적 금액이 10만 달러를 초과하는 경우 지급인의 한국은행 앞 신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어 다자간 상계거래 금액이 5000달러를 초과했기에 지급인의 한국은행 앞 신고 여부를 다시 확인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적절히 수행됐다면 한국에 있는 상업은행은 호주 은행으로 은행 간 자금 이체를 하게 된다. 이후 이 자금을 지급받은 이 호주 은행도 AML, CFT 준수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을 하고, 필요 시 고객 정보 요청 등의 절차를 거친 뒤에야 호주에 있는 수취 고객으로 자금이 입급된다.
그러나 만달러 시스템을 적용을 하게 되면 한국의 지급은행이 수행했던 외국환거래법 준수 여부를 자동화해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지급은행 및 수취 은행이 각각 수행하던 AML, CFT 여부도 한 번에 처리함으로써 중복 확인 등의 비용을 제거할 수 있다.
김덕형 한은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분석팀 과장은 “만달라 프로젝트를 통해서 규제 준수 확인 절차가 자동화가 가능함을 확인했고 국가 간 지급의 효율성 및 투명성의 제고 가능성도 성공적으로 확인했다”며 “초기 개념증명(PoC) 개념 증명으로 이루어진 만큼 향후 프로젝트 범위 확장이나 법률적, 기술적 고려 사항 그리고 상용화 가능성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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