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정치 끝없이 계속돼
프로야구 천만관객 동원
깨끗함과 공정함이 배경
프로야구 천만관객 동원
깨끗함과 공정함이 배경
추락하는 한국 정치에는 날개가 없다. 망해야 추락을 멈출 것 같다. 한국의 정치 수준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3~4류라고 답한 사람이 63%였다. 3년 전 조사다. 이마저도 이젠 고평가다. 3류 정치란 말도 아깝다. 한국 정치인들은 합의와 삶의 개선보다 라이벌을 쓰러뜨리는 데 정치적 에너지를 쏟는다는 영국 분석기관의 진단은 정확하다.
미국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개딸은 수출되어 글로벌화됐다. 한국에 태극기 부대가 있다면 미국엔 성조기 부대가 있다. 에이미 추아가 정치적 부족주의를 말한 때가 2018년이다. 동일한 인종·지역·종교·분파끼리 뭉치고 충성을 다하는 것은 동물적 본능이다. 자기들은 다 옳다는 아집에 빠지고, 자기 패가 아니면 무조건 배척한다.
혐오정치는 정치혐오를 낳는다. 국민들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외면한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 국민의 무관심은 정치의 발호를 부추겨 더 타락하게 만든다. 민주주의는 그러는 사이 후퇴한다.
프로야구가 1000만 관중을 동원한 데는 이유가 있다. 썩은 정치가 낳은 반작용이다. 정치 못잖게 부패했다는 체육계지만, 스포츠의 세계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깨끗하다. 실력으로 승부하고 실력에 따라 연봉을 받는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성장한다. 이유 없는 비방과 흑색선전 따위도 없다. 오직 실력이다.
프로야구 열기의 동력은 로봇 심판 ABS(Automated Ball-strike System·자동투구판정시스템)다. 거짓과 조작과 실수가 끼어들 틈이 없다. 인간 심판의 정확도는 91.3%, 로봇 심판은 99.9%. 로봇은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이 공정하고 냉철하다. 정치에 실망하고 지친 사람들은 야구장으로 간다.
한국 좌파의 친일 몰이는 워키즘(wokisme·깨어 있는 시민의식)을 흉내 낸 정치적 편가르기일 뿐이다. 종북 몰이에는 버럭 화를 내면서도 친일 몰이에는 능하다. 일본은 과거이고, 러시아에 파병하고 오물풍선을 날려보내는 북한은 현재인데 말이다. 기실 친일·반일은 '네편내편'을 구분하는 부족주의의 한 예일 뿐이다. 정치적 술책이다.
한일 가수들이 펼치는 TV 프로그램을 보라. 누가 친일이고 누가 반일인가. 한국 가수의 노래를 듣고 일본 관객이 박수를 친다. 일본 가수의 노래를 듣고 우리 관객이 눈물을 흘린다. 과거 역사의 아픔을 서로 간직한 현재의 친구이다. 목적을 가진 몰이꾼들은 싸움질을 부추기지만 다툴 때 다퉈도 지금은 이웃이다.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쌈박질할 때가 아니다. 중동에선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우크라이나 국경에선 육탄전이라도 벌어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미국을 누르고 패권국가가 되려는 중국은 인공지능으로 먼저 추월하려 한다.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갖은 비열한 수단으로 우리를 어르고 겁박하고 있다. 삶에 지친 서민이 목숨 끊는 사건이 줄을 잇는다.
주가조작과 명품백 의혹이 뭐 대수냐고 따지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거기에 모든 것을 걸 만큼 태평성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 정치인들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상대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나 있다.
먼저 솔직해져야 한다. 정의 실천보다 탐욕에 눈이 멀어 있는 것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전전 대통령의 탄핵은 야당에 달콤한 성공 사례다. 또 한번 촛불이 타오르길 기대할지 모른다.
탄핵의 포화는 준사법기관 검찰로도 집중되고 있다. 만약 이재명 대표가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사법부마저 부정할 게 뻔하다. 야당은 도대체 어디에서 권위를 찾을까. 다만 이 세상 최상위 권력자가 자신들이라는 오만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tonio66@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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