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층 연금제도 모두 운용하는 꼴
리스크 분산 차원으로 '비일반적'
정치권과 고용노동부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논의를 공론화하면서 은행권이 술렁이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자로 국민연금이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된 때문이다.
리스크 분산 차원으로 '비일반적'
은행권은 퇴직연금 시장이 오는 2030년 지금의 두 배인 80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큰 손 국민연금이 들어오면 민간 운용사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국민연금이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경쟁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달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와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에 따른 우려사항을 전달했다. 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금융투자협회도 정부에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사업자 참여 반대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내면서 금융권이 한 목소리로 반대하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수익률 제고를 위한 퇴직연금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국민연금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자로 참여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공단이 이미 상당수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퇴직연금 가입이나 이전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특정 기관이 1, 2층 연금제도를 둘 다 운용하는 것은 연금의 집중화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연금의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기관을 분리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다른 국가 사례를 보더라도 정부기관이 퇴직연금에 참여해 사적 연금시장에 경쟁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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