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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닻 올린 민생협의체, 시급한 것부터 결과 내놓아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8 18:35

수정 2024.10.28 18:35

반도체특별법 등 신속히 추진 약속
금투세·상속세 등도 조율 서두르길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민생·공통공약 추진 협의기구 출범 회동에서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진 정책위의장, 김 정책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사진=뉴시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민생·공통공약 추진 협의기구 출범 회동에서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진 정책위의장, 김 정책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사진=뉴시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민생·공통 공약 추진 협의회를 출범시켰다. 한시가 급한 민생 입법을 함께 논의하자며 여야 대표가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 지 두달여 만이다. 늦어졌지만 여야가 민생이라는 공감대로 협의회를 출범한 점은 환영한다. 이날 출범식에는 여야의 정책위의장 등이 모여 협의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문을 채택했다.

상임위원회에서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되면 협의회가 중재와 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합의 처리가 가능한 법안을 우선해 각 상임위에서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여야가 모처럼 맞잡은 민생 협의회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제대로 돌아가길 기대한다.

민생·공통 공약 협의회가 다룰 안건은 국익에 미칠 영향이 크면서 시급한 법안들이다. 앞서 여야가 이견이 덜한 공통 민생법안 수십건을 추리긴 했지만 정쟁에 뒷전으로 밀려났다. 지금껏 처리하지 못한 법안이 더 많다. 반도체 세액공제 연장과 직접 보조금 지원 등을 위한 반도체특별법,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와 규제를 위한 AI기본법,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 등은 이견이 없는 대표적 법안이다.

실물경기 악화로 줄폐업 중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 심각한 저출생 해소를 위한 일·가정 양립정책과 인구부 신설에 필요한 정부조직법 개편,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계속고용·노인돌봄 대책, 거대 독과점 플랫폼을 규제하는 온라인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 등도 시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이다. 최고세율을 낮추고 자녀와 배우자 공제한도를 올리는 상속세 개편 등 상속·증여세법 개정, 자산시장 밸류업을 위한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 이슈도 긴 논쟁 끝에 정부·야당안이 모두 나온 상태다.

8개월째 계속되는 의료공백 사태 해결과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국민연금 개혁도 민생 중의 민생이다. 국회의 연금개혁 논의에서 첫 걸림돌인 특별위원회 설치 건도 여야가 협의회에서 논의를 진척시키겠다고 했다. 어떠한 형태이든 연금개혁기구를 출범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의 합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지구당 도입,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정치 이슈들도 진일보한 결과를 도출하길 바란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도 여야가 합의해 내놓을 수 있다고 한다.

공통 민생법안이어도 여야가 일사천리로 합의에 이를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논쟁은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이다. 그럼에도 민생을 우선하겠다는 대의에서 여야가 양보와 타협, 절충점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나아가 논의를 넘어, 민생법안들이 국회 본회의에서 신속히 처리되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시행이 두달 남짓 남은 금융투자세는 폐지·유예와 같은 결정이 한시가 급하다. 여야가 폐지든 유예든 대승적 결론을 서둘러 내야 투자자와 자본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을 것이다. 정부조직법, 반도체특별법 등도 경제와 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계속 싸울 이유가 크지 않다.

여야는 시급성과 중요도, 이견이 덜한 법안부터 패스트트랙과 같은 제도를 활용해 신속히 처리하기 바란다.
법안에 이견이 있으면 협의회와 국회에서 조율하고 타협을 봐야 한다. 한 해 1000억원이 넘는 혈세를 받는 정당이 국민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다.
오직 민생만 생각하며 국회의 책임을 다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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