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일부 사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면서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투자 변동 등으로 소부장 3·4분기 실적은 대부분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초 계획 대비 삼성전자의 낸드 및 파운드리 투자 축소가 확인되고, 이 과정에서 공정장비 외에 인프라 투자 역시 지연이 발생했다"며 "국내 대부분의 소부장이 삼성전자 노출도가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악화 등에 따라 파운드리 일부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가동률 조절에 나서고 있다. 이는 소부장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장비사인 네덜란드 ASML은 반도체 생산을 위해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올해 초 삼성전자에 공급할 방침이었는데, 아직 관련해 출하가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파운드리 성과가 부진한 탓에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설비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전반적 투자 시기와 규모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지연된 투자 프로젝트 재개 및 새로운 계획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소부장에 대한 센티먼트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요 소부장 기업들이 변경된 내년 투자 계획을 (삼성전자로부터) 전달 받을 유력한 시기는 11월 말에서 12월 중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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