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지옥2' 연상호 감독이 유아인이 연기한 정진수 캐릭터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성철의 연기에 대해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극본 연상호, 최규석/연출 연상호) 연상호 감독은 2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지난 2021년 공개된 '지옥' 시즌1이 '한국형 재난물' '한국형 디스토피아'라는 수식어로 신선한 재미를 안긴바, 시즌2에 대한 관심도 컸다. 3년 만에 돌아온 '지옥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과 박정자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김현주 분)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옥2를 선보인 소감은. 또 다른 작품 '기생수'도 동시 작업 중 아닌가.
▶제 나름대로 작업을 계속했다는 느낌인데 햇수로 따져보니까 3년이더라. 3년 작업을 연달아 하는데도 오랜만에 나오는 느낌이 되니까 고민이 생기더라. 이 방식이 맞는 걸까 싶었다. 개인적으로 열심히 한 작품이다. (기생수는) 넷플릭스 시리즈라는 게 저만의 작업도 아니고 의미 있는 세계관 확장을 위해서 상의를 많이 했다. 조만간 발표할 수 있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싶다.
-'지옥2'의 중점은 무엇인가.
▶'지옥' 세계관 안에서 상상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지금의 세상을 사는 사람들 안에서 상상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실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시즌2가 제가 살고 있는 세계와 닮아있다고 생각하고 작업했다. 살면서 느끼는 부분들 은유가 많이 포함된 작품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화두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시즌1과는 다른 방식의 작업을 하고 싶었다. 구체적으로 지옥이라는 작품이 일종의 '이야기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시즌1에서 정진수라는 인물이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만드는데 그게 거짓말이다. 일종의 선각자 관점과도 비슷하다. 시즌2는 이수경이라는 인물이 부활자라는 것을 통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한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서 통틀어서 이야기를 믿지 않는 존재가 민혜진이다. 마지막에서 민혜진이 이야기를 하는 걸로 끝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현에게 어떤 내가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하는 장면이다.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 관객들은 그 이야기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고 봤다. 시즌1에 나온 인간의 자율성이라는 측면과도 맞닿는 부분이다.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은데 어떤 사람들은 거기서 이 이야기를 믿겠다고 선택하는 거다. 시즌1 마지막에 정진수가 선택과 자율성을 준다는 거다. 그 엔딩이 관객에게 두 가지의 자율성을 던져주는 질문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시즌1, 2를 통틀어 하는 '코어'(핵심)다.
-정진수의 엔딩 설정은 어떻게 생각했나.
▶'지옥' 시즌2에는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지옥이 불가사의한 일의 해답이 조금씩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계 자체가 지옥이라고 가정하면, 정진수가 부활하지만, 이 일 자체가 정진수가 경험하는 거대한 지옥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진수가 다녀온 지옥이 앞에 나오지 않나. 정진수는 그동안 엄청난 공포에 짓눌려 온 인물이다. 공포에 의해서 일종의 단죄자가 되고 싶어 한 거다. 정진수가 지옥의 사자가 된 것은 정진수의 선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부활자인 박정자는 지킬 수 없는 걸 지키려고 하는 인물이다. 박정자는 늘 불가능한 것들에 도전하고, 닿을 수 없는 것에 그리움을 느끼는 존재다. 그러기 위해서 부활자를 선택한 거다. 박정자의 상황은 지옥 시즌1에 고지받은 순간부터 시즌2까지 똑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도 박정자의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일 수도 있다. 박정자의 진정한 부활의 순간이 사실 박정자가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에 오게 된다는 식의 큰 흐름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던 것 같다.
-정진수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성철에게 한 디렉션은 무엇인가.
▶시즌1 배우분(유아인)이 워낙에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만화도 있지만 대부분 드라마 정진수를 기억하실 거다. (유아인은)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되게 많이 발휘하고 연기했다. 새로운 배우가 흉내 내고 연기하기는 힘들었다. 김성철 배우는 원작이 있기 때문에 원작에서 출발했다. 어떤 식으로 자연스럽게 전달할 것인가에서 출발했다. 배우가 바뀐 건 너무 잘 알지만 처음 샷을 잡을 때도 얼굴을 대놓고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실루엣에서 시작해서 클로즈업되는 방식도 있는데 시간을 두고 접근해 나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김성철이라는 굉장히 가능성이 높은 배우에게 정진수가 좋은 선택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의 성공에 대한 이야긴데 그런 결과론적인 성공보다 원작의 정진수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더 몰입했다. (김성철의) 뮤지컬 등을 봤을 때 그런 부분에 두려움이 있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관객이 받아들이는 관점에서는 어떤 고민을 했나.
▶정진수의 시연을 다시 연기해야 했다. 시즌1에서도 정진수의 어린 시절이 나온다. 시즌2는 그 어린 시절 장면도 바뀌었다. 시즌2 정진수의 전사가 나오지 않나. 그런 것들이 정진수라는 인물을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향성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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