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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임시 주총 소집청구·자사주 우리사주조합 매각 논의될 듯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이 30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MBK파트너스-영풍이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한 후 행보다. 임시 주주총회 개최 여부,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매각하는 등 다수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30일에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다. 다만 이사회 안건은 경영권 분쟁 관련이라고만 설명할 뿐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MBK파트너스-영풍의 임시주총 소집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다. MBK파트너스-영풍이 법원에 임시주총 개최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다. 이 경우 임시주총은 빨라야 오는 12월~2025년 1월에 열릴 수 있다.
MBK파트너스-영풍측은 신규 이사 14명 선임,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결의를 목적으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지난 28일 고려아연 이사회에 발송한 상태다.
이번 고려아연의 긴급 이사회는 기존 취득한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을 논의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고려아연의 자사주 2.41%는 1, 2차 자사주 신탁계약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1차분은 6개월이 되는 11월 9일께 처분 가능하다. 고려아연이 지난 5월 8일자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28만9703주(1.4%)에 관한 신탁기간 만기가 오는 11월 8일여서다.
올해 8월에 시작된 2차분은 반년이 지나는 내년 2월에나 처분할 수 있게 된다. 내년 3월 주총은 올해 12월 말 주주명단이 확정되는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내년 정기주총에 참여할 수 없다.
앞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의 이유로 ‘주식 소각 및 임직원 평가보상’이라는 목적을 명시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렇게 우리사주조합에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기존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해 안정주주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행하는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지원은 위법행위라는 지적이다.
대법원 판례상으로도 주주 간의 지분경쟁 상황에서 일부 경영진의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목적 하에 종업원지주제를 활용하는 행위는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내려져 있다.
자기주식을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한다면,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 이사회가 결의한 ‘주식 소각 및 임직원 평가보상’라는 목적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고려아연은 지난 5월 3일 자기주식 취득 계획을 밝힌 1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중 1000억원은 소각하고, 나머지 500억원은 임직원 보상제도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고려아연 이사회에 신규이사 선임 및 집행임원제 전면 도입을 위해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청구한 상황에서 이사회가 우리사주조합에 자기주식을 처분한다면, 이에 찬성한 이사들은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 및 막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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