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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30일 긴급 이사회 개최...자사주 처분 방향은?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9 17:34

수정 2024.10.29 17:34

자사주 처리 방식·임시주총 수용 여부 논의할 듯
MBK "우리사주에 넘기면 배임"
[파이낸셜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오는 30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 논의에 나선다. 의안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으나 경영권 분쟁 대책이 논의될 전망이다.

고려아연, 자사주 우리사주로 넘겨 '의결권' 확보하나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고려아연은 오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이사회를 연다고 이사들에게 통보했다. 구체적인 안건은 제시하지 않았는데, 이사들에게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일"이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영풍·MBK는 지난 28일 신규 이사 14명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해 고려아연에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바 있다.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 장악을 위한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번 긴급 이사회에서는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수용할지가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분 7.83%를 가져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최근 국정감사 등 공개석상에서 사모펀드 MBK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하면 임시 주총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양 측 모두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고, 지분 차이는 약 3%포인트에 불과하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고려아연 자사주 약 1.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되살리는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이 주식을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면 의결권이 되살아나기에 이를 통해 최 회장 측이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최 회장 측 의결권 지분은 우호 지분을 포함해 기존 34.05%에 공개매수를 통해 우군인 베인캐피털이 추가로 확보한 지분 1.41%, 이번 우리사주에 넘기는 자사주 1.4%를 더해 총 36.86%까지 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영풍·MBK 연합이 확보한 지분 38.4%과 최 회장 측의 지분 차는 1.5%포인트 내외로 좁혀질 수 있다.

영풍 "우리사주 넘기면 배임"...'황산 공급망' 두고 진흙탕 여론전도

반면 MBK·영풍은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길 경우 배임행위라고 주장한다.

MBK 측은 "자사주 1.4%는 28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 3700억원의 주식으로 고려아연의 연간 인건비 총액과 맞먹는다"며 "이사회에서 우리사주조합으로의 처분을 결의하면 최 회장을 보호하고자 회사에 막대한 부담과 피해를 안기는 결정을 연이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 때 안정주주를 확보하려고 우리사주조합을 지원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판례가 이미 여럿 있다"며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소각 또는 임직원 보상 활용'이라고 의도를 밝힌 상황에서 갑자기 우리사주조합 처분을 결정하면 이는 주주들에게도 거센 항의를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과 영풍·MBK는 '반도체 황산 공급망'을 두고도 진흙탕 공방을 벌이며 여론전을 이어가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반도체 업계가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황산 품질 유지에 대해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주장한 반면, 영풍·MBK측은 이번 경영권 분쟁과 황산 품질은 전혀 연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통해 "반도체 제품 및 공정 난이도가 증가함에 따라 황산 품질에서 특이점이 발생 시, 반도체 생산 및 품질관리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고려아연 반도체 황산의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유지가 중요하다"며 "한 반도체 고객사는 귀사의 황산 품질 미세 변동으로도 당사 공정 산포가 흔들리고 있다고 표현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최근 본인들의 귀책 사유로 반도체 황산 품질 저하 문제가 있었던 것을 엉뚱하게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관련 소재로 둔갑시킨 것"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계에서 이번 경영권 분쟁과 반도체 황산 제품의 품질 문제는 전혀 연관이 없음을 직접 확인했다"며 "해당 반도체 기업은 이달 중순 고려아연 공장내 정전사고로 인한 자체적인 공정상 문제가 발생해 반도체 황산의 품질 저하가 있었으며, 이에 고려아연 측에 '통상적으로' 품질 유지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이라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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