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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현 이제는 AI시대] 인공지능 G3 국가로 도약하려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9 18:07

수정 2024.10.29 18:43

AI산업 美中 1·2위 韓 6위
우리도 정부·국회가 나서
민간투자 파격적 혜택을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알파고 충격이 전 세계를 휩쓸고 간 다음 해인 2017년. 중국 정부는 인공지능(AI) 발전 로드맵으로 '차세대 AI 발전계획'을 공표했다. 말로만 AI 시대를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3단계로 발전 로드맵을 제시하여 체계적 성장을 꾀한 것이다.

1단계는 2020년까지로 AI 전반적 기술과 응용을 선진국 수준에 도달시키고, AI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시키겠다고 했다. 2단계는 2025년까지로 AI 기초이론 분야에서 중대한 돌파구를 찾아내고 일부 응용기술 분야에서는 세계를 선도할 것이며, AI 핵심산업 규모를 4000억위안 이상으로 키워내겠다고 했다. 2024년 현재 상황에서 살펴보면 종료 1년을 남겨 놓고도 2단계 목표는 너끈하게 초과 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3단계는 2030년까지로 AI 이론, 응용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세계 주요 AI혁신 중심국가로 도약하며 AI 핵심 산업 규모를 1조위안 이상으로 키워내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해 중국 정부는 AI 과학기술 혁신 시스템을 구축해 기초이론 연구에서 고급인재 육성까지 혁신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AI로 인해 생겨나는 신흥산업을 키움과 동시에 기존 산업의 AI 도입을 추진하며, 사회 거버넌스와 공공안전 분야의 스마트화를 달성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중점 추진과제로 설정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발전계획의 성과는 어떠할까. 영국 '토터스미디어'가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AI인덱스에서 중국은 2023년, 2024년 2년 연속으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AI산업으로 세계 선도국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착실히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2년 연속 6위를 차지했는데 AI산업에 대한 공공·민간 투자의 절대적 열세로 이 순위마저 지켜나가는 게 힘겨워 보인다. 비교적 늦게 AI 경쟁에 뛰어든 프랑스는 정부 정책과 대규모 민간투자, 인프라 강화 등에 힘입어 2024년에 한국을 꺾고 세계 5위로 부상했다.

세계 최강의 AI경쟁력을 보유한 미국은 2022년 10월에 'AI권리장전을 위한 청사진'이라는 제목으로 AI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가 제안한 5대 원칙은 (1)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스템 (2)알고리즘에 기반한 차별 방지 (3)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4)고지 및 설명 의무 (5)인간에 의한 대안 검토 및 대비책 등으로 AI가 불러올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와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균형 있게 언급하고 있다. AI시스템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실제 활용 전 광범위한 테스트를 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이고 독립적인 모니터링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차별이 AI로 인해 심각해질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사회적 평등에 영향을 줄 요인을 평가하고, 차별 발생 시 완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다섯 번째 항목에서는 AI 자동화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하거나 이용자가 시스템의 영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경우 적시에 인간이 개입, 그러한 문제 제기를 고려하고 구제책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 신산업 분야에서든 늦게 출발해도 빠르게 따라잡는 신화를 이뤄왔다. AI분야 역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판교와 강남을 잇는 축은 아시아판 실리콘밸리로 성장하고 있으며 용인과 평택까지 이어져 AI, 반도체 산업의 코어 클러스터로 성장할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대학들은 AI관련 학과를 신설해 부족한 인재를 많이 배출하고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제 정부와 국회가 나서 잠시 주춤했던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민간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파격적 혜택을 부여한다면 우리도 AI분야 G6에서 G2, G3가 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정부와 국회의 지체로 혁신의 시간을 갉아먹어서는 안 된다.
여야 간 날 선 정쟁의 칼날을 잠시 접어두고, AI 혁신에 있어서는 단 하루의 시간도 허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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