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로 은행권 이자수익 급증
증권사·카드사 등 계열사도 선전
5대 금융그룹이 올해 들어 3·4분기까지 총 16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에 따라 가산금리를 끌어올린 은행의 이자이익에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각종 비이자이익까지 더해진 결과다.
증권사·카드사 등 계열사도 선전
하나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그룹은 올해 누적 순이익이 3·4분기 기준으로 각각 3조2254억원, 2조315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그룹(4조3953억원)과 신한금융그룹(3조9856억원) 우리금융그룹(2조6590억원)을 합치면 16조580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15조6493억원)에 비해 5.9%(9311억원)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 카드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 속에 은행의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남에 따라 금융그룹들은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 일각에서 제기된 '이자 장사' 지적에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액 상향 조정 등 '밸류업'을 강화한 것이다.
이날 하나금융은 △오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 △보통주자본비율(CET1) 13.0~13.5%로 관리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유지를 골자로 한 '기업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이른바 밸류업 3대 핵심 지표다.
종전에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던 주주환원율 50% 달성의 시점을 2027년으로 구체화했다. 주주환원정책을 확대하기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주당 600원, 총 1697억원의 분기 현금배당도 실시키로 했다.
앞서 KB금융도 CET1비율에 기반한 새 주주환원책을 공개한 바 있다. 핵심은 내년부터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것이다. 주주환원율은 40%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올해 KB금융의 연간 현금배당 총액(1조2000억원)은 이미 지난해(1조1740억원) 수준을 넘어섰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 24일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주주환원율을 더 높여야 한다"며 "주주환원에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도 지난 7월 밸류업 공시를 통해 2027년까지 CET1 비율 13% 이상을 기반으로 ROE 10%,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 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올해 말까지 전체 주식 수는 5억주 아래로 줄일 방침이다.
신한금융의 3·4분기 기준(잠정) CET1 비율은 13.13%, ROE 10.2%, ROTCE 11.7%다. 천상영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4·4분기 2500억원에 이어 내년 초 1500억원을 추가 취득함으로써 연중 공백기 없는 자사주 정책을 이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도 올해 9월까지 분기배당 주당 180원씩 현금배당을 했다. 우리금융의 핵심 과제는 CET1비율 개선이다. 내년까지 CET1비율 12% 조기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 목표는 총주주환원율 50%대다.
mj@fnnews.com 박문수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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