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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서학개미들이 배당주 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금리가 인하로 방향을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배당 수익률 매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이달 들어 29일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찰스슈와브의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 ETF(티커 SCHD·슈드)'를 1억853만달러(약 1501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미국 주식 중 순매수 규모 2위다. 특히 최근 일주일 간(10월22일~29일) 3491만달러(약 483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슈드는 이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1위에 오를 정도로 자금 유입이 몰렸다.
슈드는 10년 이상 배당을 지속한 미국 기업 중 상위 100종목을 선별한 다우존스US배당10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홈디포(구성 비중 4.37%), 시스코 시스템즈(4.35%), 블랙록(4.34%), 세브론(4.08%) 등 미국 주요 배당주를 담겨있고, 연 4회(3, 6, 9, 12월)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다음 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개별 종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비교적 안정적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배당주에 관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는 이달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각각 8억61만달러(약 1조1078억), 3억8196만달러(약 5285억)어치 순매도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이달 14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가운데, 테슬라도 로보택시 및 3·4분기 호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출렁이면서 서학개미들이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장기적 금리 인하 국면에서 배당주 ETF의 매력이 부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슈드의 배당수익률은 3.49%였다. 작년 미국 기준금리(5.25~5.50%)와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다만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 단행 이후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구간에서는 예금 금리와 채권 수익률 대비 배당주 ETF의 분배금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어서 매력도가 상승한다는 설명이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실제 연준의 보험성 기준금리 인하 이후 고배당 팩터의 3개월 수익률은 평균 4.4%의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며 "슈드의 '배당주 ETF' 특성을 고려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미국 배당 ETF도 적극 순매수 중이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다우존스 배당지수 관련 ETF 9종을 126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중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742억원어치 사들였는데, 이 기간 국내 ETF 순매수 5위 규모다.
투자자들 관심고조로 운용업계도 잇따라 미국 배당 관련 ETF를 출시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이 지난 8일 상장한 'SOL 미국배당다우존스TR' ETF는 미국 대표 배당주에 투자하되 매월 발생하는 배당금을 지수에 자동 재투자하는 패시브형 상품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다우존스 배당지수'는 10년 이상 연속 배당을 실시한 기업들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 현금흐름, 배당성장률의 기준을 적용해 상위 100개 종목을 선정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며 "최근 투자자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미국 배당 ETF에서도 활용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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