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디딤돌대출 신규 취급 중단과 관련해서 혼선이 빚어진 것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가계대출 규제 취지에 대해서는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충분히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조금 더 세밀하게 협의하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세대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가계대출 증가세와 규제 필요성 등을 고려해 판단할 수 밖에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홍콩 ELS 등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제도개선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엇갈린다며 다음달 공청회를 열어 의견 수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세대출 규제 관련 여러가지 추측과 혼선이 있는 것 같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전세대출 규제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전세대출 증가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다는 것인지, 실수요자를 고려해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건지 궁금하다.
▲(전세대출 규제 관련) 해석이 다양했다면 제가 답변을 굉장히 잘한 것 같다. 어차피 대출 받을 때 소득, 자기 소득 범위 내에,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아야 된다라는 원칙은 지속돼야 되고 확대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만 어떤 속도로, 또는 어느 시기에 해야 되냐는 문제는 굉장히 섬세하게 접근해야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전세대출을 받는 분들의 경우 실수요자이고 그 중의 상당수는 무주택자인 경우가 많다 보니까 그동안에도 전세대출 DSR을 도입하는 부분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가 되고 검토가 됐지만 이걸 실행에 옮기기는 굉장히 어려웠었던 것 같다. 그동안 우리 정부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때도 제가 관련된 업무를 했지만 그때도 논의가 되다가 안 되고 이렇게 됐던 경험이 있다. 지금 언제 하겠다, 말겠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하는 답변을 드리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또한 전세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실수요자 보호와 전세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이에 대한 제어가 어느 정도 필요할 지를 감안해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이슈다.
―어제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 은행 이자 수익에 대해 비판했는데 시중은행의 역대급 실적을 어떻게 보는지. 최근 은행들이 대출 금리는 올리고 예금 금리는 내려서 비판을 받자 금융당국 긴축 기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출 금리를 올렸다고 항변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은행 이자 이익이 많이 늘어나는 부분, 특히 여전히 고금리 상황에서 은행들이 이자 이익을 많이 내는 부분에 대해 당연히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또 상생 노력이라던지, 조금 길게 보면 결국 혁신 노력을 은행들이 좀 더 해 나가야 되겠다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이익이 엄청 났다 하면 다들 칭찬하지만 은행에서 이익이 많이 나면 뭐라 한다. 과연 그 차이가 뭘까 한번 생각해 본 것이다. 수출을 많이 하는 제조업의 경우 결국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해 엄청나게 혁신을 하고 그 결과로 이익이 난 부분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은행은 과연 혁신이 충분했냐, 혁신을 통한 이익이냐에 대한 문제의식을 던진 것으로 이해해 달라. 또한 최근 은행 이자 이익을 들여다보면 예대마진이나 NIM에 영향을 주는 것이 결국 잔액 베이스 예대 금리차인데 조금, 또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이렇게 많이 난 것은 결국 대출 자산이 결국 늘었기 때문이다. 예대마진 부분은 저희가 '계속 경쟁하자, 줄여라' 이러면서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이게 앞으로 어떻게 될 거냐 하는 부분도 봐야겠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에서 기본적으로 변동금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다 보니 금리가 상승할 경우에는 구조적으로 이익이 많이 나고 금리가 내려갈 때 이익이 줄어드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이익 규모 부분은 그런 관점에서 지켜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출 받으신 분들이 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는데 은행들이 이자 이익을 이렇게 많이 내고 이를 바탕으로 일부에서 성과급을 주는 행태 등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된다. 은행들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상생이라든지 혁신에 대해 계속 얘기하겠다. 그리고 최근에 금리 인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는 오르고 예금금리는 내린다 하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조금 나눠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아까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 이야기를 했고 신규 대출, 대출금리나 예대금리차를 보면 기존 대출 금리는 조금 빨리 반영되면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대출 부분은 아마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은행들의 부담 이런 부분들 때문에 지금 경우에 따라서 오른다는 비판도 있고 최소한 기준금리 내리는 것만큼 반영이 못 되고 있는 상황이다. 10월 기준금리 인하 이전에 시장금리는 이미 기대를 반영해서 많이 내려가 있어서 기준금리 인하시 바로 반영되지 못한 부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리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거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신규 대출금리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모니터링을 해나가겠다.
―어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언급도 있었지만 우리금융이나 KB금융 경영진에게 경영리스크가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하다. 또한 10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8월보다 둔화했는지, 금융당국이 보기에 충분한 수준인 건지, 추가 관련 대책은 없는지 질문드린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어제 금융감독원장이 임원회의에서 얘기한 부분은 지금 정기검사를 하고 있는 우리금융과 KB금융에 대해 엄정히 보고 운영상의 리스크 부분도 철저히 점검하자는 지시로 이해를 하고 있다.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인식하지 않는다. 가계대출 관련해서 지난 9월보다는 증가폭이 조금 늘어나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정확한 숫자가 나온 뒤에 추가적인 조치를 할지, 조금 더 지켜볼지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조만간 금융위원회에서 저축은행 적기시정조치와 관련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알고 있다. 저축은행에 대한 인수합병이나 대형화 등을 포함해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관련한 생각하시고 계신 방향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이르지만 일부 건전성 부분에 있어 법적 요건 및 절차에 따라서 (적기시정조치를) 해야 될 대상이 될 수 있는 기관이 있다. 그게 저축은행 전반 또는 일부 조금 영향을 미칠 정도 수준은 아니다. 상시적인 수준 정도로 보이기 때문에 이와 연계해 인수합병이나 대형화 이슈로 연계지을 정도까지는 아니다. 다만 저축은행업계를 만나보면 업계가 전반적으로 향후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저축은행을 어떻게 대형화를 시킬지, M&A를 통해서 그런 방향으로 갈지 하는 부분은 검토해야 될 과제로 생각한다. 아직 어떤 결론을 내리거나 방향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홍콩 ELS 판매 규제가 어디까지 논의가 되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
▲다음 달에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몇 가지는 대략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 크리티컬한 이슈들은 의견을 많이 들어봐야 될 단계다. 공청회에서 의견 수렴을 하고 그 의견을 토대로 제도 개선안을 가급적 늦지 않은 시간 내에 정하겠다.
―가계부채 이슈에서 금융당국과 국토부의 역할, 관계, 협의 진행 방식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국토부와 정책대출이 늘어나는 속도 관련 가계부채 전반의 상황과 연계해서 제어할 필요가 있겠다는데 대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 다만 지난번 디딤돌대출 관련 국토부에서 혼선이 있었는데 이같은 합의된 원칙으로 이해해 보시면 국토부도 제어, 속도의 제어에 같은 인식하에 조치를 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충분히 국민들한테 알려지지 못했던 부분들, 조금 섬세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던 케이스라고 생각하고 이를 계기로 저희도 조금 더 세밀하게 협의하고 관리해 나가겠다. 어제 보도된 HUG 이슈는 좀 다르다. HUG가 신종 자본증권을 자기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위해서 발행하고자 한 것이다. HUG로서는 최초의 발행이고 공모 방식으로 발행되는데 그러려면 유가증권 신고서를 내야 되고 이에 따라 일반 투자자를 모집해야 된다. 유가증권 신고서에 신고를 할 때 일반 투자자들에게 왜 발행하는지 등을 충실히 공시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HUG와 금융당국간 협의하는 과정에 있었는데 그게 알려진 것이다. 금융위가 국토부 정책대출을 늘리는데 견제한다는 취지의 보도와는 무관하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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