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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 항진증 이겨낸 지한솔의 눈물... "14년간 나를 지켜준 브리지스톤에 감사"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30 15:20

수정 2024.10.30 15:34

지한솔, 올해 4월 갑상샘 항진증 진단 받아
계속된 컷 탈락 고배... 새 클럽 들고 9월부터 회복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시즌 첫 승... 2년 2개월만에 우승
"14년만 나의 곁 지켜준 브리지스톤과 투어밴 우승 원동력"
지한솔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브리지스톤 제공
지한솔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브리지스톤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 시즌 웃으면서 끝내고 싶다”던 지한솔이 2년 2개월 만에 웃었다.

지한솔은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시 88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투어 통산 4승을 거뒀다.

지한솔은 올해 10년 연속 정규 투어에서 활약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K-10 클럽 가입과 만족스러운 전지훈련의 성과로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지난 4월 ‘갑상샘 항진증’ 진단을 받으며 시즌 초반 3연속 컷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갑상샘 항진증으로 체중과 근력이 약화됐고 불안감과 초조함을 동반됐다.
비거리가 줄고 서 있는 것마저도 힘든 지경에 이르자, 휴식기를 가질까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의 응원과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 지난 7월 하계 휴식기에는 박현경, 이예원 등 같은 용품을 사용하는 선수들과 해당 브랜드의 예능 콘텐츠에 등장하며 건강하고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승 직후 물세례를 맞는 지한솔.브리지스톤 제공
우승 직후 물세례를 맞는 지한솔.브리지스톤 제공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어서도 3연속 컷 탈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걱정을 안겨줬다. 스윙과 경기 감각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탓이다. 지한솔은 포기하지 않고 특유의 끈기와 밝은 에너지로 훈련에 매진하며 빠르게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다.

올 11월 중순 출시를 앞둔 미공개 신제품, 브리지스톤골프 241CB 아이언을 신무기로 장착한 9월부터는 2주 연속 준우승을 기록하며 흐름을 되찾았다.

3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후 “우승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지한솔은 결국 이번 대회에서 2년 2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시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아픔 속에서도 시즌 첫 승이라는 목표를 이뤄냈다. 투병과 오랜 무관의 설움을 말끔히 씻어낸 승리였다.

지한솔은 우승 인터뷰에서 힘든 시간 곁을 지켜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무엇보다 14년 동안 변함없이 지지해 준 브리지스톤 골프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준 투어밴을 우승 원동력으로 꼽았다.

지한솔 프로의 우승을 축하하는 친오빠 지수진씨. 석교상사 제공
지한솔 프로의 우승을 축하하는 친오빠 지수진씨. 석교상사 제공

실제로 최신 투어밴 도입 후 팀 브리지스톤 선수단은 지한솔 우승과 더불어, 지난주 KPGA 더채리티클래식에서 우승한 조우영까지 2주 연속 우승으로 남녀 통합 시즌 8승을 거뒀다. 남자 투어에서는 KPGA 선수 중 단 32명만이 출전하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4명이 출전했고, 여자 투어에서는 지한솔, 박현경, 이예원, 전예성 등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지한솔의 귀환을 바라온 동료 선수들과 후원사도 진심으로 축하를 전했다.
통상적으로 일부 친한 선수와 앞 조 선수들만 남아 축하를 해주는데, 동부건설 선수단과 지한솔을 응원하는 많은 동료의 물세례가 끝없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응원한 석교상사 임직원은 “지한솔은 웬만한 직원보다 오랫동안 함께 했다.
우리에겐 가족 같은 존재”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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