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암진단용 '지르코늄-89' 태국에 수출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30 16:01

수정 2024.10.30 16:01

한국원자력연구원, 태국원자력연구소에 공급
생산 시스템 고도화로 아시아 시장 확대 전망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에 위치한 'RFT-30 사이클로트론', 연구원은 사이클로트론을 활용해 지르코늄-89(Zr-89)를 생산하고 수출에 돌입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에 위치한 'RFT-30 사이클로트론', 연구원은 사이클로트론을 활용해 지르코늄-89(Zr-89)를 생산하고 수출에 돌입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RFT-30 사이클로트론'에서 생산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를 아세안국가에 처음으로 수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태국 원자력연구소(TINT)에 수출하는 '지르코늄-89(Zr-89)'의 양이 암진단 1회 사용분에 불과하지만 수백만원에 해당한다. 연구원은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태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 박정훈 박사팀은 고품질의 지르코늄-89 생산 안정화를 위해 시스템을 단계별로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정제 및 제어시스템에 이어 냉각시스템을 개발해 지르코늄-89 생산량을 30%(200mCi→ 260mCi) 증량했다.
이를 발판으로 아시아 수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르코늄-89는 체내 약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영상용 방사성동위원소로, 반감기가 길어 의약품, 나노 바이오소재 등의 장기간 이동을 추적하는데 뛰어나다. 주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PET)에 쓰이며 종양, 면역연구 등 다방면에 활용된다.

태국 원자력연구소는 현재 유방암세포를 찾아내는 유방암 진단제 개발이 한창이다. 진단제에 지르코늄-89을 주입하면 체내에 퍼져있는 유방암 위치를 정확히 확인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확인된 암세포를 방사선이나 약물 등으로 제거한 후 다시 진단제를 투여해 치료 경과를 확인 할 수도 있다.

태국의 연간 유방암 발병률은 2020년 인구 10만명당 37.8명으로 전체 여성 암 발병 건수 중 1위에 해당한다. 이에 2019년부터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및 이용연구에 대한 국제업무협약(MOU)'을 맺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지르코늄 수출을 의뢰했고, 올해 처음으로 관련 연구를 시작한다.

한편, 연구원은 2018년 지르코늄-89 생산기술 국산화에 성공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세브란스 등 국내 연구 기관과 병원에 연구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국내 보급을 넘어서 2022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원자력공사에, 2023년에는 파키스탄 암병원에도 수출하는 등 국산 동위원소의 수출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아울러 아·태원자력협력협정 사무국(RCARO)과 협력해 아시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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