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사우디 시장서 6위에서 3위로 진격
현대차+기아, 도요타 5%차로 턱밑 추격
중동시장 성장세 주목...기아 SUV로 공략 강화
30일(현지시간)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NMC 기아 '제다-킹 압둘 아지즈 로드 쇼룸'에서 만난 압둘라 알람 시니어 프러덕트 매니저는 사우디 현지에서 기아의 브랜드 위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기아의 공식 딜러사인 NMC 기아의 대형 전시장 중 하나인 이곳 내부는 평일임에도 구매 상담을 받으러 온 고객들로 붐볐다.
최근 사우디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아의 판매 돌풍을 주목하고 있다. 기아의 사우디 신차 시장 점유율은 2022년 6위에서, 지난해 4위, 다시 올해 3위(점유율 8%)로 뛰어올랐다. 현대차(15%), 기아 양사 합산으로는 23%다. 1위인 도요타(28%)를 5%포인트 차로 턱밑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 상위 3개 브랜드 가운데 2개가 현대차와 기아인 것이다. 알람 매니저는 "올 1~8월 기아는 33% 성장했지만 도요타는 4% 감소했다"면서 "기술과 디자인의 혁신 덕분에 한국 브랜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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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기아 '6위→4위→3위'
기아는 올해 사우디에서 연간 5만대를 판매할 전망이다. 연 5만대 고지 달성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사우디는 중동 신차시장(시장규모 지난해 240만대)의 약 33%(약 79만대)를 차지하는 거점 시장이다. 인구는 약 3500만명이고 남녀 성비는 6 대 4이다. 인구 증가와 여성 운전 합법화도 시장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40세 미만 비중이 74%에 달하는데, 이 같은 인구 구조 특성 때문에 사우디 자동차 시장은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아는 사우디 시장을 교두보로 삼아, 2030년까지 중동 시장에서 연 26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다. 특히, 사우디 정부의 전기차 전환 정책에 발맞춰 현재 4개인 전기차 모델을 향후 11개까지 늘려 2030년 중동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일단, 중동 시장에서 기아는 현재 두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지역에서 15만7000대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며, 올들어 9월까지 13만1000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보다 10.3% 늘린 것이다. 이 기간 기아가 중동에서 가장 많이 판 차량은 스포티지(2만1000대), 페가스(1만7000대), 쏘렌토(1만6000대)다.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는 사우디 시장으로 국한하자면, 엔트리급 소형 세단인 페가스(1만3000대·9월 누계)을 필두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인 셀토스(7000대), K5(4000대·세단)순이다.
■사우디 공략 견인차는 '탄탄한 SUV 라인업'
특히, 기아의 탄탄한 SUV 라인업이 최근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는 게 현지 업계의 분석이다. 과거 전통적으로 세단 수요가 높은 사우디조차, SUV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알람 매니저는 "기아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SUV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 소형 SUV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아는 사우디에서 여성 운전이 허용된 2018년을 기점으로,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코나, 쏘넷, 셀토스 등은 사우디 여성 운전자들이 많이 찾는 차종 중 하나다.
기아 관계자는 "우수한 가격 경쟁력, 젊은층과 여성 운전자가 좋아하는 스포티하고 세련된 디자인, 차급 대비 넓은 실내 공간, 사후 서비스의 높은 접근성 등이 주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동화 전환은 기아의 앞으로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기아 EV5를 사우디에 먼저 들여온 상태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과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라인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탐 아룬 기아 아중동권역본부 상품팀장은 "기아가 전동화에 드라이브를 건 덕분에, 사우디 시장에서 기아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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