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상돈 이어 윤여준 회동
윤 "정부 신뢰 위해 野 역할 중요"
소상공인 등 경제인 접촉도 늘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보수 진영 원로 인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회동하는 등 진영을 넘나들며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윤 "정부 신뢰 위해 野 역할 중요"
소상공인 등 경제인 접촉도 늘려
오는 11월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여론전을 위한 중도층 포섭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등 정책적 우클릭 시도와 함께 보수진영 인사들과 잇단 회동으로 당 일극체제라는 비판을 희석시키는 등 앞으로 중도보수와의 접촉 면을 더욱 늘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 전 장관과 1시간 40분가량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오찬은 이 대표 요청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정권인 김영삼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낸 윤 전 장관은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참모로 활동하는 등 '보수진영의 책사'로도 불린다.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 "국가의 체통이 말이 아니다"라며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오찬에서도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야당이 견제와 대안세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국제 정세나 국내 상황이 점점 더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것 같다"며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저렇게 흔들려서야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이 국정의 기본인데 그런 점에서 저는 지금 정부가 그렇게 신뢰를 받고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이 대표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야 관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윤 전 장관은 "국정은 길을 만드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여야가 공히 책임이 있고 힘을 합해야 한다"며 "그런데 우리 여야는 이상하게 적대적 관계가 돼버려서 분열돼 역량을 모으질 못하니 정말 딱하다"고 지적했다. 원내다수당인 민주당을 포함한 거대 야당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특검법 등 각종 쟁점을 둘러싸고 강대강 대치 기조 속에 '양보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 구현'이 실종돼 결국 국민만 피해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제가 제일 답답한 게 정치인들은 싸우다가도 다시 화해하고 만나야 한다. 싸우더라도 감정적으로 싸우면 안 되는데 지금은 제가 보기엔 정치인들이 진짜 서로 미워한다"며 "공적인 자리 외엔 만남도 없고 아예 적대적 감정들이 실제로 있어서 회복되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오찬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윤 전 장관께서 그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이럴 때일 수록 만나야 한다"며 "상황이 나쁘고 서로 껄끄러울수록 만나서 문제를 다 드러내놓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 (한 대표가) 어렵지만 자주 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민생경제 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만나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 대표는 최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만나왔다.
오는 11월 4일에는 SK AI 서밋에 참석하고, 같은 달 1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정책 간담회를 여는 등 재계와의 접점을 확장해 친기업 이미지 쇄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act@fnnews.com 최아영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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