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2.8%로 전분기에 비해 0.2%p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8%는 여전히 탄탄한 성장세다.
뉴욕 증시는 장이 열리기 전 공개된 성장률 둔화 소식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3.0→2.8%
미 상무부는 계절변동치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감안한 3분기 GDP가 연율기준 2.8% 증가했다고 10월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하는 GDP 통계 중 첫 번째로 속보치, 또는 예비치라고 부른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은 크게 엇갈렸다.
팩트세트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성장률이 2.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부에서는 2분기 성장률을 웃도는 3.1%를 전망하기도 했다.
일반적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성장률은 미 경제가 고금리 속에서도 탄탄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해리스에 유리할까
탄탄한 성장세가 엿새 남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뚜껑이 열려봐야 알 수 있게 됐다.
어쩌면 “경제는 트럼프”라는 유권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유권자들은 대체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경제를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집권한 뒤 미 경제가 탄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이번 GDP 통계로 재확인됐기 때문에 이같은 유권자 인식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들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제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안정시키는 데 더 낫다고 보고 있다.
유권자들도 이런 전문가들의 인식을 공유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가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면 여당 후보에게 표심이 실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탄탄한 경제
미 경제는 유권자들의 박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여를 탄탄하게 성장해왔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5.25%p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ADP의 10월 민간고용 통계도 미 경제 흐름이 양호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고용 지원업체인 ADP에 따르면 10월 민간 신규고용은 23만3000명에 이르렀다. 예상치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탄탄한 고용은 GDP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변수인 소비를 끌어올리고 있다. 유권자들은 경제가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소비는 실제로 3분기에 3.7% 증가했다.
기업 지출은 전분기에 비해 소폭 둔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탄탄한 수준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놀랍게도 통화정책 긴축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과 투자가 계속해서 증가했다”고 말했다.
금융 시장 반색
금융 시장은 탄탄한 경제 성적표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국채 수익률은 떨어졌고, 뉴욕 증시는 상승했다.
지표 금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비 0.028%p 하락한 4.246%로 낮아졌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 재정적자가 대거 확대되고,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것이란 우려로 한동안 상승세를 타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나스닥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날 하락했던 다우존스산업평균도 이날은 상승 흐름을 탔다.
오후 들어 나스닥은 전일비 24.18 p(0.13%) 오른 1만8736.93을 기록하며 전날 경신한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8.37 p(0.14%) 상승한 5841.29, 다우는 122.16 p(0.29%) 오른 4만2355.21을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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