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30일 유상증자를 발표해 주가가 급락한 고려아연 주가가 31일에도 20% 넘게 떨어져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개장가 기준 2거래일간의 하락률은 44%에 이른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개장 동시호가에서 전거래일보다 20.07%(22만1000원) 떨어진 86만4000원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은 직전거래일 종가 154만3천원에서 29.94% 하락해 108만1000원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MBK파트너스(MBK)·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의 주가 폭락은 전날(30일) 오전 회사 쪽이 유상증자를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고려아연은 기존 주식 2070만3283주의 18%에 이르는 373만2650주의 신주를 발행해 주당 67만원에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은 앞서 MBK·영풍의 주식 공개매수에 맞서 고가에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서 거액의 채무를 졌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2조3천억원을 채무상환에 쓰겠다고 고려아연은 밝혔다.
유상증자는 증자에 참여하는 동안 투자자들의 이탈로 주가를 끌어내리는 경우가 많다. 고려아연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는 20%의 신주를 제외한 나머지를 기존 주주 배정이 아닌, 일반 공모하겠다고 공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려아연 투자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투자자는 "이해할 수 없다. 주주들 권리를 이렇게 무시하나"라며 비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또 반토막이냐"라고 토로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 관련 긴급 브리핑을 예고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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