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와 온천, 음식, 쇼핑, 문화유산 등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는 예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을 부지런히 일본으로 끌어들였다.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에 더해, 최근에는 엔화의 약세로 인해 제주도보다 일본 여행이 더 경제적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여행객이 온천, 후지산, 도쿄 디즈니랜드, 교토의 전통 사찰 등 비슷비슷하고 익숙한 관광지만 방문하고 돌아오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고 깊이 있게 느끼는 데 있어 ‘기억기관’만큼 적절한 곳이 있을까.
특히 세계적인 메트로폴리탄이자 풍부한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는 도쿄의 기억기관이라면 식상한 여행, 겉핥기식 여행에 지친 사람들에게 영감과 신선한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
'도쿄 모던 산책'의 저자는 20년 넘게 국회도서관이라는 주요 기억기관에서 전문 사서로 근무하며 도서관의 역할을 기획하고 관리해왔으며 스스로를 ‘기억기관 칼럼니스트’라고 칭할 만큼 기억기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런 저자가 가이드 역할을 맡아 도쿄의 기억기관 구석구석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더욱더 믿음직하고 생생하다. 도쿄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억기관을 소개하고, 에도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일본 문화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저자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그 문화적 체험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영감을 발견하게 된다.
책은 뻔한 관광지를 넘어 도쿄의 기억기관을 탐험하는 새로운 여행 경험을 제안하며, 독자에게 일본 문화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남기고 새롭게 의미를 창조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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