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조 규모… 기업 국민보험 부담↑
영국 정부가 10월 30일(현지시간) 대규모 증세 방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재정지출 역시 확대하고 국채 발행도 늘릴 것임을 예고해 국채 수익률이 뛰고 증시는 하락하는 등 금융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한 세대 만에 최대 규모인 400억파운드(약 71조6000억원) 증세 계획을 발표했다. 주로 기업들이 불어난 세금 부담을 지게 된다. 리브스 장관은 '파산한' 영국 재정과 공공서비스를 고치려면 대규모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증세 때문이 아니라 재정 지출을 위한 국채 발행 역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리브스는 연간 평균 280억파운드(약 50조원)를 새로 조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재정계획 발표 전부터 급격히 올랐던 영국 국채 수익률은 이날 발표 뒤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영국 800년 재무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장관인 리브스의 증세, 재정지출 확대, 국채 발행 증액 도박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규모 증세는 영국 무상 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와 교육 재정에 투입되는 재원이 되지만 영국 세 부담률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세금 부담 증가는 주로 고용주들이 내는 국민보험(NI)에 집중돼 있다. 고용주들 부담이 내년 4월부터 1.2%p 높아져 15%로 높아진다. 금액으로는 250억파운드(약 44조7000억원)에 이른다.
재계는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NI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일부 고용주들이 기존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아예 폐업할 수도 있다고 이들은 경고했다.
한편 영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021% p 오른 4.372%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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