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선 20대 판사에게 "왜 마약류 나쁘냐"고 따져물어
대학생들 "마약류는 개인의 잘못"이라 답해
대학생들 "마약류는 개인의 잘못"이라 답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30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4단독(강지엽 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 이처럼 항변했다. 그러면서 “판사님이 왜 그걸 판단하느냐”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A씨가 실제 마약을 불법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지, 단순히 수사와 재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재판부에 심리 재개를 요구한 점, 전주에 열린 변론에서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 현재 마약사범 처벌 및 관리 방식에 불만과 실망감을 표현한 점 등을 감안하면 ‘마약=범죄’라는 판단을 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A씨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텔레그램을 이용해 11차례에 걸쳐 필로폰 5.6g을 구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3일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대표변호사는 "최근 대마와 케타민과 엑스터시 등 필로폰이 아닌 마약류가 지닌 위험성과 위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2030세대가 제법 있다"며 "이들은 대마의 경우 합법화해 양성화하는 나라가 있고, 케타민과 엑스터시의 경우 흡입 과정에서 주가기 등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클럽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마약류가 지닌 위법성과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마약은 ‘음지에서 주사기로 꽂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최근 등장한 마약류는 투약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이례적이지 않다는 취지다.
또 마약류 범죄를 개인 간의 일탈이거나 수익을 얻는 이들만 처벌받는 범죄라는 식으로 치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가 마약류중독예방단체인 '답콕(DAPCOC)'과 중앙대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마약류 사용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조사 참여자 대부분이 마약류를 제조·밀수·판매한 사람에게 있다고 답했다. 또 마약류를 사용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는 의견도 많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마약류 사범 처벌과 중독자 치료와는 별개로 마약류의 위험성을 알리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박진실 변호사는 "젊은 층이 마약류를 몸으로 경험하기 전에 먼저 마약류가 왜 신체적으로 위험한지 그래서 마약류를 투약하는 행위가 왜 불법일 수밖에 없는지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번 접한 사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다. 청년 대상 예방 교육이 중요한 이유"고 말했다.
대검찰청에서 마약과장을 지낸 '강력통' 이승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요즘은 SNS·텔레그램 등으로 판매를 하고 속칭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공급해 일반인들이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면서 "다시는 마약에 접근하지 않도록 하는 형사정책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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