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명태균 녹취록 파장
별다른 입장 없이 나흘째 잠행
야권 김여사 특검 묶어 여론전
韓, 당정 화해-마이웨이 갈림길
4일 최고위서 입장 내놓을 듯
별다른 입장 없이 나흘째 잠행
야권 김여사 특검 묶어 여론전
韓, 당정 화해-마이웨이 갈림길
4일 최고위서 입장 내놓을 듯
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대표는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이 공개된 이후부터 공개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통화 녹음이 공개된 당일 관련 질문을 받은 한 대표는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만큼 명태균 리스크가 안고 있는 정치적 휘발성이 크고, 정국에 미칠 파급력 역시 적지 않아 한 대표가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본인 입장을 최종 정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음에서 나온 공천개입 문제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선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한 친한계 의원은 "다음주쯤에는 (한 대표가)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의 입장 발표가 주목을 끄는 것은 그동안 특검법 정국 해법을 놓고 삐걱거렸던 당정관계가 그나마 봉합모드로 전환될지, 아니면 갈등이 더욱 심화될지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 대표는 김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활동 자제 등과 같은 요구사항을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나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 이어 특별감찰관 카드도 꺼내 들었지만 당내에서도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한 대표는 이런 형국에도 여전히 '국민 눈높이'를 주요 키워드로 내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음에 대한 첫 반응도 민심 눈높이에서 대통령실의 명쾌한 입장 제시와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 등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대 아래로 떨어진 시점에서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메시지가 나온다면 한 대표 개인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가뜩이나 김여사 특검법 해법 등을 놓고 갈등이 표출된 한 대표 입장에서 대통령실 또는 윤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점도 큰 부담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갈등을 겪는 상황이 지속될수록 핵심 지지층의 분열과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는 야당의 대여 공세 수위를 높여줄 명분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도 한 대표가 고민하는 지점이다.
실제 통화 녹음 공개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고 장외로 나가 여론전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내친김에 당내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본부를 설치하고, 김여사 특검법 수용 촉구를 위한 온오프라인 1000만명 서명운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여권 내부에선 이 같은 거대 야당의 파상 공세에 맞서 당정이 갈등 확산보다는,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유정복 인천시장 등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로 구성된 시도지사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한 대표를 향해 "패권 싸움으로 비치는 분열과 갈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당정 일체와 당의 단합에 역량을 집중해주길 바란다"며 "협의회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한 대표와 함께 여당 투톱인 추경호 원내대표는 통화 녹음 공개 후 악화된 여론에 대한 반응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쟁적 요소는 정쟁 요소로 분리해 저희가 판단할 거고, 국민들이 정말 우려하는 목소리에 관해서는 저희가 정말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 우려에 상응하는 대응과 입장을 당은 당대로 고민을 하고, 용산 대통령실은 깊게 고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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