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국내 이용자 1600만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 통과 시급
알리 고객상담 9월말까지 928건
테무는 작년 7→ 52건으로 늘어
소비자 보호 실제 역할 하도록
제재 등 강화해 실효성 높여야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 통과 시급
알리 고객상담 9월말까지 928건
테무는 작년 7→ 52건으로 늘어
소비자 보호 실제 역할 하도록
제재 등 강화해 실효성 높여야
국내대리인 의무화 제도란 국내에 주소·영업소가 없는 해외 사업자라 하더라도 매출액, 이용자 수 등이 일정 기준을 넘는 경우 국내 주소가 있는 대리인을 강제로 두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대리인은 법 위반행위 조사와 관련된 자료·물건의 제출 주체 및 문서송달 대상이 된다. 홈페이지 등에 국내대리인 성명, 주소, 전화번호 등을 공개해야 한다.
■9월 알리 소비자상담 928건
3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알리 관련 소비자상담은 928건을 기록했다. 2021년 133건에서 지난해 673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진출한 테무도 지난달 누계 52건으로, 지난해 7건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의원실은 이 같은 추세라면 소비자상담이 알리는 올해 연말까지 약 1200건, 테무는 70건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플랫폼 상담은 급증한 반면 국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은 시행까지 갈 길이 멀다. 앞서 3월 공정위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 국내대리인 제도를 의무화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정부안으로 발의했다. 지난 8월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오는 12일 정무위 전체회의 및 소위에서 법안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빠른 법안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법 개정안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과거 다른 법에서도 비슷한 규제를 했지만 소비자 권익 보호에 실패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은 각각 해외 기업에 국내대리인을 지정, 소비자 불만이나 분쟁을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3개 법에 따라 국내대리인을 지정한 해외 플랫폼 기업들은 각각 39개사, 40개사, 2개사 등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국내대리인이 법이 정한 형식만 준수할 뿐 소비자 민원 접수·처리 기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주무부처가 각각 국내대리인을 실태점검한 결과 정보통신망법상 국내대리인 39개 업체 중 28개 업체가 미흡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국내대리인 40개 업체 중 15개가 미흡했다. 단순정보만 홈페이지에 올려두고 전화 연결이 어렵거나 해외 본사를 통해 민원을 처리하게 하는 등의 사례가 조사됐다.
김 의원은 "공정위는 타 법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법의 허점이 없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법제화와 함께 구체적인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제재 수단을 강화해 국내대리인이 실제로 소비자상담 창구 및 문제 해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정위는 국내대리인 제도를 명시한 3개 법과 달리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는 시정명령을 불이행할 경우 고발 조치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더 강한 법"이라고 해명했다. 시정명령 불이행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세부적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법안이 공표된 후 시행령·시행규칙을 통해 세부적인 내용을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급
전문가들은 C커머스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봤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공표된 후에도 실제 시행까지는 1년의 유예기간을 두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법 시행이 아무리 빨라도 1년 이상 걸리는 셈이다.
김 의원은 "민생과 직결된 법안인 만큼 야당과 협의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공정위와도 계속 소통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앱 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와 테무의 1∼7월 누적 결제 추정액은 2조293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금액(2조3227억원)과 맞먹는다. 두 앱을 쓰는 국내 사용자는 1600만명 이상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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