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본격적인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그간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 이탈로 부침을 겪었던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미국 대선이 종료되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까지 예고된 만큼 '산타랠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금투세 폐지 결정은 증시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빠져나갔던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다시 유입돼 증시 상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연말 금투세 시행에 따른 수급 이탈 우려로 그간 개인 투자자들은 중장기 관점의 국내 주식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장기투자 관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어 국내 주식시장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엠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오늘만큼의 급등세가 연속적으로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그동안 하락분을 점진적으로 되돌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까지 우상향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시장에서는 코스닥을 중심으로 뚜렷한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대비 코스닥 시장의 개인 투자자 거래 비중이 훨씬 높은 만큼 금투세 우려에 따른 수급 이탈 현상도 더욱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4조7204억원에 그쳤다. 이는 일 평균 거래대금 기준 올해 최저치다. 지난 2월 내내 13조원을 넘어섰던 것에 비하면 8개월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김 연구원은 "금투세 도입에 따른 개인자금 이탈 우려는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더 컸다"며 "코스닥 시장의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최근 1년 수익률을 보면 코스닥의 수익률이 확연히 뒤처져있다"며 "코스닥 시장의 성과가 코스피 대비 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이른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황에서 통상 주식시장은 미국 대선이 종료된 후 상승 흐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25%p인하를 예고하고, 강달러에 대한 압력이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이 단기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한다. 금투세는 하나의 정책일 뿐 내년도 경기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수석연구위원은 "금투세가 폐지되고, 이번주 미 대선이 종료되면서 자본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단기 반등은 나타날 것"이라며 "2600선에서 등락을 보이다가 2700선을 테스트하는 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연구위원은 "금투세는 하나의 정책이지 경기 혹은 내년 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내년에는 경기 둔화가 우려되고,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아 현 시점에서는 랠리를 기대할 만한 요인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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